책과 우연들
김초엽 지음 / 열림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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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관련하여 자주 찾는 네이버 카페가 있다. 김초엽작가의 에세이 출간소식에 카페 회원님들의 들뜬 마음을 접하게 되었고, ‘김초엽 작가가 누구지?’ 하는 마음으로 그동안 출간한 책에 대해서 검색을 하였다. 그렇게 그들의 대화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번 김초엽 작가의 첫 에세이집을 만나게 되었다.

 

SF소설가 김초엽... SF소설책이었으면 접해 볼 엄두를 못 냈을텐데,,, 에세이집은 워낙 술술 읽히는 장르니까, 거기다 읽음에서 쓰기까지의 여정을 보여주는 책이라고 해서 그래! 에세이집으로 김초엽작가의 책을 처음 입문해보자!’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보기 시작했다.

 

이게 왠일?? 다른 에세이집과 처음부터 읽고 또 읽고~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는다.

기분 좋은 상상으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어려운 단어(지의류, 메스클린인 등등)들에 책을 폈다 덮기를 반복하다 약 40쪽 즈음부터는 그래도 읽기가 조금 편해졌다. 작가의 글쓰기 재료, 언어를 발견하는 기쁨, 소설가로 데뷔하는 이야기와 그 이후의 이야기는 그나마 가독성이 나아졌던 부분이었다. 내가 SF영화는 좋아했지만 이렇게 SF 관련 글은 문외한이었는지 처음 알게 해준 책이 되었다.

 

김초엽 작가의 에세이이기 때문에 그녀의 학업시절, SF 창작 이야기, 글쓰기의 여정, 참고문헌에 대한 이야기, 작법서(이런 단어도 처음 접해본다), 그녀의 독서론..... 에세이집이지만 모든 기본 배경은 SF를 두고 이야기가 전개된다. 어렵고 어렵다. 작가가 봤던 책에 대한 이름이 줄줄이 나열되는데 내가 읽어 본 책이 없다. 아는 책이 없어 읽기가 힘들었다. 정말 재미있게 읽고 싶고, 글을 쓰는 방법도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컸으며 무엇보다도 김초엽 작가에 대해서 알은체를 하고 싶었는데.... 에세이집부터 벽을 만난 느낌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독을 할 수 있었던 힘은 p42 마지막 문장에 있다. (인용)

    

지금도 나는 내가 밑천 없는 작가라고 느끼지만 예전만큼 그것이 두렵지는 않다. 이제는 글쓰기가 작가 안에 있는 것을 소진하는 과정이라기보다는 바깥의 재료를 가져와 배합하고 쌓아 올리는 요리나 건축에 가깝게 느껴진다. 배우고 탐험하는 일, 무언가를 넓게 또는 깊이 알아가는 일, 세계를 확장하는 일, 그 모든 것이 나에게는 쓰기의 여정에 포함된다.”

 

배우고 탐험하는 일, 세계를 확장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읽었고, “서평, 비평, 그리고 리뷰” (p191~) 내용을 담은 부분부터 책이 있는 일상”(p223~) 까지는 SF라는 큰 테두리에서 벗어나는 이야기라서 공감하며 보았다. 요즘 서평을 많이 작성하면서 나도 여러 생각이 많다. 출판사는 독자들을 위해 홍보하기 위한 서평이 필요할텐데,, 아직 추천을 할 만큼 내가 책에 대하 내공이 없다보니, 그저 책 읽고 감상문 쓰기... 내 생각을 많이 담는 편이다. 그리고 별점은 항상 최고점을 준다. 내가 공감하지 못한 글이어도 책을 출간하기까지 작가의 노력, 출판사의 노력을 헛되게 만들고 싶지 않다. 나는 이랬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최고가 될지도 모르기에,,, 내 서평책의 별점은 늘 별 5개 이다

10년 넘게 책을 멀리했다. 본격적으로 나를 위한 책을 읽기 시작한 지 고작 2년밖에 되지 않았고 그 안에 1년은 아이들을 위한 자녀 교육서, 부모 교육서 책이었다. 그렇게 한 분야의 책만 1년 넘게 보다가 조금 눈을 돌려 에세이, 소설, 인문학, 고전, 철학을 조금씩 조금씩 접해보고 있는 중이다. 나의 독서 목록의 장르를 확장하고 싶다. 처음엔 어렵지만 조금씩 조금씩 접하며 익숙해지다 보면 어느새 나에게도 독서 세계가 확장되겠구나 싶은 확신은 단단하게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다. 이번책은 나에게 조금 힘들기도 어렵기도 했지만, 완독의 기쁨을 자축하며 다음엔 청소년을 위한 SF소설을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지금도 나는 내가 밑천 없는 작가라고 느끼지만 예전만큼 그것이 두렵지는 않다. 이제는 글쓰기가 작가 안에 있는 것을 소진하는 과정이라기보다는 바깥의 재료를 가져와 배합하고 쌓아 올리는 요리나 건축에 가깝게 느껴진다. 배우고 탐험하는 일, 무언가를 넓게 또는 깊이 알아가는 일, 세계를 확장하는 일, 그 모든 것이 나에게는 쓰기의 여정에 포함된다.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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