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 구역 딸기는 내 거야
아이노 마이야 메트솔라 지음, 강나은 옮김 / 별글 / 2022년 7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구역 딸기는 내거야』 표지를 보면 달콤한 과일에 둘러싸여 눈치를 보고 있는 생쥐 한 마리를 볼 수 있다. 아마도 맛있는 과일을 혼자서 다 차지하고 싶은데 빼앗으려는 누군가를 경계하고 있는 듯한 생쥐의 모습! 이 표지를 보고 아이들은 『The Big Hungry Bear』 (쥐와 딸기와 배고픈 곰) 책이랑 비슷하다며 그 책 작가님이 아니냐고 물어본다. 아이들의 생각과 달리 작가님은 달랐고 그 책은 맛있는 딸기를 곰에게 빼앗기지 않으려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생쥐의 이야기가 담긴 유머러스한 그림책이었다.
아이들이 먼저 비슷한 책을 언급해줬기에 『쥐와 딸기와 배고픈 곰』 책과 『이 구역 딸기는 내거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며 책을 함께 읽어 나갔다.
책의 작가는 핀란드에서 활동하는 시각예술가이고 수채물감에서 잉크, 마커펜, 과슈 등 다양한 재료와 기술을 이용하여 일러스트 작업을 한다고 한다. 이번 책도 수채물감의 번진 듯한 채색이 따뜻한 느낌으로 표현되어 있으니 일러스트도 한 번 더 눈여겨보면 좋을 것 같다.
주인공 생쥐인 이르마! 이르마는 밭에서 물을 주고, 잡초를 뽑고, 거름을 주면서 혼자 열심히 딸기밭을 키운다. 어느날 누군가 이르마의 딸기들을 몰래 한 입 먹고 간 흔적을 발견하고 속상해하며 아무도 못 들어오게 조치를 취한다. 높은 탑을 지어 밭을 감시하고 모두가 잠든 깜깜한 밤, 수상한 소리에 딸기 도둑을 발견하게 되었고 배고프고 갈 곳 없는 달팽이 가족들을 마주하게 된다. 배고파하는 작고 작은 달팽이 한 마리 보며 이르마는 자신의 어린 시절과 가족을 떠올리게 되며 이내 외로웠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배고픈 달팽이 가족들을 블루베리가 있는 곳으로 데려가서 함께 먹으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오잉? 생각했던 이야기 전개랑 너무 달라서 끝이 조금 허무했다고 할까? 더 이야기가 있어야 하는데 급히 마무리된 건 아닌가 하는 마음에 이 책에 대해서 작가가 전하고 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 검색을 했다.
이 책은 편견에 관한 이야기이자, 즐거움은 나누면 두 배가 된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메시지가 들어있다.
내가 생각했던 전개는 이르마가 딸기밭을 철벽방어하고, 딸기를 먹은 도둑을 잡고 응징하는 이야기 혹은 딸기를 다 차지하기 위해 얼른 쨈을 만들고 요리를 해서 모두 먹어 치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르마는 갈 곳 없는 배고픈 달팽이들에게 자신의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더 많은 것을 배풀어주며 가진 것을 나누어주었다.
분명 남의 것을 탐한 달팽이는 나쁘다. 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던 현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분노했던 이르마는 왜 마음을 바꿔서 나눔을 베풀었는지, 나누면서 가지게 된 이르마의 감정은 어땠는지에 대해서 아이들과 이야기 하였다.
요 며칠 폭우로 피해를 받은 어려운 이웃들이 많이 발생했다. 갑자기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수재민에 대해서 아이들과 이야기하며 달팽이 가족을 들여다보았다. 폭우로 인해 피해를 입은 지역의 복구와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재민을 돕기 위한 기부를 한 사람들을 손길(이르마)이 있음을 알려주었고, 우리가 이르마처럼 나눔을 했을 때 얻는 감정은 어떤 감정일지에 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우리는 가끔 택배기사님 혹은 경비원, 청소아주머니에게 시원한 음료수를 건네면서 작은 나눔을 경험하고 있다. 두 아이들은 서로 드리겠다며 다투기도 하니 벌써 나눔의 즐거움을 알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이번에 수재민 돕기에 성금 기부를 하며 이르마의 마음을 같이 느껴보고자 한다. 처음 책을 한 번 읽었을 때는 “오잉?”, 두 번 읽었을 때는 “아~~~(그렇구나)”, 세 번 읽었을 때는 “이르마는 어떤 사람일까? 달팽이는 왜 집도 없고 굶주릴까?”... 여러번 읽어보고 곱씹어 보며 등장인물에 공감하게 되었고, 비로소 책의 진가를 발견하였다.
어렵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음을, 더불어사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나눔의 가치와 실천에 대해서 알려주기 좋은 시간이 되었다.
*위 리뷰는 미자모 카페를 통해 별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