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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역 딸기는 내 거야
아이노 마이야 메트솔라 지음, 강나은 옮김 / 별글 / 2022년 7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구역 딸기는 내거야』 표지를 보면 달콤한 과일에 둘러싸여 눈치를 보고 있는 생쥐 한 마리를 볼 수 있다. 아마도 맛있는 과일을 혼자서 다 차지하고 싶은데 빼앗으려는 누군가를 경계하고 있는 듯한 생쥐의 모습! 이 표지를 보고 아이들은 『The Big Hungry Bear』 (쥐와 딸기와 배고픈 곰) 책이랑 비슷하다며 그 책 작가님이 아니냐고 물어본다. 아이들의 생각과 달리 작가님은 달랐고 그 책은 맛있는 딸기를 곰에게 빼앗기지 않으려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생쥐의 이야기가 담긴 유머러스한 그림책이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811/pimg_7297632153517690.jpg)
아이들이 먼저 비슷한 책을 언급해줬기에 『쥐와 딸기와 배고픈 곰』 책과 『이 구역 딸기는 내거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며 책을 함께 읽어 나갔다.
책의 작가는 핀란드에서 활동하는 시각예술가이고 수채물감에서 잉크, 마커펜, 과슈 등 다양한 재료와 기술을 이용하여 일러스트 작업을 한다고 한다. 이번 책도 수채물감의 번진 듯한 채색이 따뜻한 느낌으로 표현되어 있으니 일러스트도 한 번 더 눈여겨보면 좋을 것 같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811/pimg_7297632153517691.jpg)
주인공 생쥐인 이르마! 이르마는 밭에서 물을 주고, 잡초를 뽑고, 거름을 주면서 혼자 열심히 딸기밭을 키운다. 어느날 누군가 이르마의 딸기들을 몰래 한 입 먹고 간 흔적을 발견하고 속상해하며 아무도 못 들어오게 조치를 취한다. 높은 탑을 지어 밭을 감시하고 모두가 잠든 깜깜한 밤, 수상한 소리에 딸기 도둑을 발견하게 되었고 배고프고 갈 곳 없는 달팽이 가족들을 마주하게 된다. 배고파하는 작고 작은 달팽이 한 마리 보며 이르마는 자신의 어린 시절과 가족을 떠올리게 되며 이내 외로웠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배고픈 달팽이 가족들을 블루베리가 있는 곳으로 데려가서 함께 먹으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811/pimg_7297632153517692.jpg)
오잉? 생각했던 이야기 전개랑 너무 달라서 끝이 조금 허무했다고 할까? 더 이야기가 있어야 하는데 급히 마무리된 건 아닌가 하는 마음에 이 책에 대해서 작가가 전하고 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 검색을 했다.
이 책은 편견에 관한 이야기이자, 즐거움은 나누면 두 배가 된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메시지가 들어있다.
내가 생각했던 전개는 이르마가 딸기밭을 철벽방어하고, 딸기를 먹은 도둑을 잡고 응징하는 이야기 혹은 딸기를 다 차지하기 위해 얼른 쨈을 만들고 요리를 해서 모두 먹어 치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르마는 갈 곳 없는 배고픈 달팽이들에게 자신의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더 많은 것을 배풀어주며 가진 것을 나누어주었다.
분명 남의 것을 탐한 달팽이는 나쁘다. 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던 현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분노했던 이르마는 왜 마음을 바꿔서 나눔을 베풀었는지, 나누면서 가지게 된 이르마의 감정은 어땠는지에 대해서 아이들과 이야기 하였다.
요 며칠 폭우로 피해를 받은 어려운 이웃들이 많이 발생했다. 갑자기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수재민에 대해서 아이들과 이야기하며 달팽이 가족을 들여다보았다. 폭우로 인해 피해를 입은 지역의 복구와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재민을 돕기 위한 기부를 한 사람들을 손길(이르마)이 있음을 알려주었고, 우리가 이르마처럼 나눔을 했을 때 얻는 감정은 어떤 감정일지에 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우리는 가끔 택배기사님 혹은 경비원, 청소아주머니에게 시원한 음료수를 건네면서 작은 나눔을 경험하고 있다. 두 아이들은 서로 드리겠다며 다투기도 하니 벌써 나눔의 즐거움을 알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이번에 수재민 돕기에 성금 기부를 하며 이르마의 마음을 같이 느껴보고자 한다. 처음 책을 한 번 읽었을 때는 “오잉?”, 두 번 읽었을 때는 “아~~~(그렇구나)”, 세 번 읽었을 때는 “이르마는 어떤 사람일까? 달팽이는 왜 집도 없고 굶주릴까?”... 여러번 읽어보고 곱씹어 보며 등장인물에 공감하게 되었고, 비로소 책의 진가를 발견하였다.
어렵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음을, 더불어사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나눔의 가치와 실천에 대해서 알려주기 좋은 시간이 되었다.
*위 리뷰는 미자모 카페를 통해 별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