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3인 4각으로 걷고 있다 - 서툰 엄마의 어떤 고백
황다경 지음 / KONG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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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부제는 '서툰 엄마의 어떤 고백'이다. 부제를 보니 마음이 짠해졌다. 엄마 역할을 비롯하여 누구나 인생의 모든 경험은 다 처음이다. 처음이기에 노련하게 시작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엄마'라는 단어 앞에 '서툰'이 붙으니 엄마가 주는 존재감과 무게감, 책임과 희생이 느껴져서 뭉클해졌다.

제목대로 지은이 황다경 님이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고 아이를 키우며 모은 단상을 엮은 책이다.

책을 읽어나가는데 공감백배였다. 역시 사람 사는 게 다 같구나 싶었다. 잠을 못 자며 신생아를 먹이고 재우는 일이 얼마나 힘든 건지..이건 뭐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이때 처음으로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하며 참회의 눈물을 흘렸던 날들이 떠올랐다.

그림책 <고함쟁이 엄마>가 나오는 부분은 정말 깜짝 놀랐다. 이 책 읽고 내 주위의 몇몇 엄마들이 실제로 눈물을 흘리는 걸 봐서. 나 역시 좋아하는 그림책이다. 부모와 자식이 아니더라도 어른과 어린이에 대입해도 좋은 그림책.

아래는 본문 134쪽이다.
📖...특별히 대단한 걸 해준 것도 없는데 아이는 무한한 사랑을 표현했다. 내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에는 어느 정도의 책임감과 의무감이 섞여 있지만, 아이가 나를 사랑하는 마음은 다른 어떤 것도 섞여 있지 않은, 순수한 사랑 그 자체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살면서 누군가를 이토록 순수하게 사랑해 본 적은 없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사랑을 했을 때도 항상 어떤 전제 조건과 얄팍한 계산이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다.

첨가물이 단 하나도 들어가 있지 않은 사랑이란 바로 이런 거다.

'넓어진 세계' 역시 공감. 어린이들이 쏟아뱉는 단어와 시선을 보며 일일이 기록하고 싶었던 적이 많았다. 낯설게 하기도 생각났고.
'이야기가 많아졌다' 역시 어린이들에게 다가가고 설명하기 위해 언어를 순화하며 많은 말을 해야 했던 경험들이 생각났다.

술술 읽히면서도 묵직한 이 책을 완독하고 나니 세상의 모든 엄마님들과 낯선 세상 적응하느라 애쓰는 어린이님들을 더욱 응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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