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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점만 말하는 책 - 핵심만 콕 짚어 강력하게 말하는 법
조엘 슈월츠버그 지음, 곽성혜 옮김 / 유노북스 / 2018년 3월
평점 :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도대체 뭐야?' 한참을 듣던 중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문득 이 이야기가 턱 밑까지 차오르는 경우가 있다. 일상적 대화라면 그런 것 따위는 개의치 않을 것이다. 오히려 목적에서 벗어나 이야기의 흐름이 요리조리 건너뛰는 것이 더 재미있을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목적을 가진 말하기의 경우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비지니스 미팅, 프레젠테이션, 공익을 위한 호소, 설득을 위한 글쓰기 등이 그것이다. 나의 목적이 있고, 상대의 기대가 있고, 시간과 에너지라는 자원이 한정되어있는 경우, 화자는 짧은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단 한가지를 분명하게 강조해낼 수 있어야 한다. 바로 '요점'이다.
이 책 '요점만 말하는 책'은 '핵심을 전달하는 기술'을 담고 있는 책이다. 미국 토론협회 명예의 전당에 올랐으며 효과적인 프레젠테이션과 말하기 기술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가, 요점 전달을 위한 자신의 노하우를 9가지 챕터를 거쳐 설명한다. '요점'이라는 핵심소재를 중심으로 요점의 정의, 요점이 필요한 이유, 요점을 찾고 정리하는 방법, 요점을 전달하는 기술, 더하여 좋은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꿀팁까지, '목적있는 말하기'를 위해 유용한 지식들을 담백하고 간결하게 담아냈다.
75 독후감 발표와 요점 말하기의 차이는 무엇인가?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
영화 줄거리를 설명하는 것 vs 그 영화를 왜 꼭 나와 같이 봐야 하는지 설득하는 것.
어느 책의 목차 vs 그 표지의 강렬한 소개 문구.
두 경우 모두 전자는 '공유'고 후자는 '판매'다.
저자는 '독후감 발표'와 '요점 말하기'를 구분하며 '요점 말하기'의 방식을 구체화한다. 일반적으로 저지르는 실수가 후자의 경우에 전자의 태도를 취하는 것이라고 한다. 본인의 요점을 분명하게 정리해내지 못하고 단순한 사실관계를 나열하는데 그친다는 것이다. '부연'의 역할을 해야 할 '데이터'들이 '요점'이 차지해야 할 중앙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다. 예를 들면, 책을 판매하기 위한 홍보 글을 쓰면서 '이 책은 ~한 내용, ~한 장점, ~한 특징을 갖고 있다'를 열거하는 식으로 글을 맺는 것이다. 이 때 '나는 이 책의 ~한 점이 ~한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에게 이 책을 권한다' 는 요점을 강화함으로써 설득력을 보강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파트를 읽으면서 몇 해 전에 이슈가 되었던 아이폰 광고를 떠올렸다. 타사의 광고가 제품의 장점을 나열하는데 그친 반면, 아이폰은 '사용자에게 아이폰이 필요한 이유'를 직관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바로 '요점'을 담은 광고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26 당신이 진짜 요점을 갖췄는지 확실하게 파악하는 방법이 있다. 간단한 3단계 테스트를 거친 뒤 요점을 강화하는 두 가지 방법을 적용해 보는것이다.
1단계. '나는 생각한다' 테스트
2단계. '그래서 뭐' 테스트
3단계. '왜' 테스트
요점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요점을 정리해내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 요점을 정리하기 위해서 어떤 방법이 유용할까? 저자는 3단계 테스트를 제안한다. 1단계는 '나는~라고 생각한다'라는 형식으로 정리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2단계는 '그래서 뭐'라고 자문했을 때의 반론 가능성을 짚어봄으로써, 해당 주장이 얼마나 의미있는지를 체크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앞서의 주장에 '왜?'라고 질문하고 답해보는 과정에서 형용사를 점검하고, 보다 구체적인 표현으로 다듬어내는 것이다. '좋다', '훌륭하다'라는 표현보다는 '유익하다', '능률적이다'와 같은 표현이 설득력을 강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이 글의 경우에는 '요점 말하기'보다는 '독후감 발표'에 가깝다. 그럼에도 작성 과정에서 멈칫하며 글을 가다듬게 되는 경향이 컸다. 저자가 책에서 제안한 기술들이 문득 떠오르며 간결하고 담백하게 작성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다. 나아가 앞으로 목표를 지닌 말하기나 글쓰기를 하게 된다면 예전과는 분명히 다른 글쓰기의 방식을 취하게 될 것 같다. 과거에는 무슨 글이든 '흐름'부터 구성했다. '이렇게 말을 꺼내고, 이렇게 정리하고, 중요내용을 한 번 짚고, 요약하며 마무리해야지'와 같이 생각을 정리해 나갔다. 하지만 이제는 '요점'이라는 굳건한 뿌리의 기둥을 세운 뒤 부연이라는 가지를 뻗어나갈 것이다. 나의 목표와 청자의 기대를 짚어보며, 궁극적으로 나의 요점을 상대방의 머리로 옮겨내기 위한 아이디어를 궁리할 것이다.
'담백하고 정돈된 말하기' 를 기대하는 분들께 이 책을 권하며 마지막으로 이렇게 정리하겠다. 나는 '목적있는 말하기'의 목적 달성을 위한 구체적 기술들을 배우기 위해서,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이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용]
17 발표를 하는 사람은 너무나 많은데 요점을 밝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현실이다.
19 이 책에는 요점을 찾아내고, 공고하게 만들고, 고수하는 법, 그리고 그 요점을 성공적으로 관철시키는 법이 담겼다. 더불어 발표 불안을 극복하는 방법과 다른 사람에게 요점을 정리해 말하는 기술을 알려 주는 법도 들어 있다. 그래서 당신이 다양한 의사소통의 순간순간에서 이 책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기 도울 것이다.
42 나쁜 형용사를 쓰는 것은 어린이 야구단 코치가 "조니야, 잘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이와 달리 말한다면 어떻겠는가?
"조니야, 공이 날아올 때 거기서 눈을 떼지 말고 똑바로 봐!"
84 자신이 '올바른' 어조를 구사하고 있는지 어떻게 알까? 발표를 앞뒀을 때마다 이렇게 자문하라.
"이 청중은 나에게 뭘 원하고 뭘 얻고 싶어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