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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섹시해지는 모스크바 수학퍼즐 1단계 -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레크리에이션 플레이북 ㅣ 섹시한 두뇌계발 시리즈 4
보리스 A. 코르뎀스키 지음, 김지원 옮김, 박종하 감수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한줄평]
사고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풀이유형의 문제를 담고 있는 수학퍼즐 모음집
[추천합니다]
1.수학 퍼즐 풀이를 통해 종합적 인지능력을 키워보고자 하는 분들께
2.크게 어렵지 않은 난이도의 퍼즐 문제집을 찾고있는 분들께
3.종합적 사고력, 공간지각능력, 상상력, 창의력 등 다양한 인지능력의 훈련을 기대하는 분들께
4.다양한 방식의 풀이방법을 만나보기를 기대하는 분들께
5.성냥개비를 활용한 공간퍼즐을 좋아하는 분들께
[이 책의 장점]
1.단계적 난이도
퍼즐을 많이 풀어봄으로써 사고력을 향상시킬 수 있음은 누구나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사고력이 부족하면 퍼즐을 풀어내는데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에 시작단계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거대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이미 충분한 사고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쉬운 문제에 대해서는 그리 흥미를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따라서 '적당한 난이도'는 퍼즐문제를 마주하는 이에게 핵심적인 요소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이 책 '모스크바 수학퍼즐 1단계'는 '1단계'라는 단어가 의미하듯, 높은 난이도를 원하는 독자를 위한 책은 아닙니다. 퍼즐문제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있는 저로서도 '1장 초급연산'에 담긴 86개의 문제들은, 머리를 싸매고 끙끙대기는 했지만 대부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2장 이동과 배치'로 넘어가며 머리를 긁적이는 횟수가 급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높아지는 난이도는 독자의 수준에 따라 문제를 취사선택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그보다 의미있는 것은, 쉬운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후반부의 어려운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사고체력'을 갖춰나갈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해결의 기쁨과 함께 풀어낸 후반부의 문제를 처음 만났다면, 퍼즐바보인 저로서는 아마 접근할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앞서의 문제에서 얻어낸 자신감과 사고력이 끈덕지게 문제와 씨름할 수 있는 힘을 보태주었던 것 같습니다.
2.다각도의 인지훈련
제가 이 책에서 향상시켰다고 느끼는 요소는 '상상력-시각화', '상상력-사고실험', 종합적사고력, 문제해결능력, 공간지각능력 등입니다. 다채로운 해결방식을 담은 풍성한 문제들을 만나보는 경험이, 다각도의 인지능력을 키워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3.유형별 분류
이 책은 총 7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장-초급연산', '2장-이동과 배치', '3장-성냥개비 기하학', '4장-도형 분리와 재배치', '5장-응용과 디자인', '6장-수학 마술놀이', '7장-중급연산'이 그것입니다. 수리문제에서 기하학 활용문제까지 다양한 유형별 분류가, 독자의 취약점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는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나의 성장 포인트]
다양한 문제들을 풀어내는 과정에서 스스로 몇 가지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음을 느꼈다. 그 중 몇가지를 문제의 풀이과정을 짚어보며 정리한다.
1.'문제해결력-결과에서 출발하기'
24 성냥 옮기기
탁자에 성냥 무더기 3개를 만든다. 첫 번째 무더기에는 성냥 11개, 두 번째에는 7개, 세 번째에는 6개를 놓는다. 각 무더기에 성냥이 8개씩 놓이도록 성냥을 옮겨라. 단 각 무더기에는 이미 놓여 있는 개수만큼의 성냥만 옮겨올 수 있고 그것도 다른 무더기 한 곳에서만 가져와야 한다. 예를 들어 6개의 성냥 무더기에는 딱 6개의 성냥만 더 옮겨올 수 있지 5개나 7개를 가져와서는 안 된다.
세 번만 움직여서 성냥이 8개씩 놓은 무더기 3개로 만들어보라.
처음에는 무턱대고 일렬로 11 / 7 / 6 을 써놓고 무턱대고 때려넣어 봤다. 하지만 잘 되지 않았다. 이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정이 3단계인데, 뒤에서 부터 채워넣을 수는 없을까?' 마지막 3단계에서 8 / 8 / 8 의 결과가 나오려면 그 직전에는 하나의 8이 완성되어 있어야 하고, 결국 4 / 8 / 12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하나의 빈 칸을 완성해 두니 선택의 폭이 한결 좁아졌다. 그러고 나니 한 두 차례의 대입을 통해 즉각 정답을 도출할 수 있었다. 접근의 방향을 뒤집어봄으로써, 관점을 전환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의미있는 경험이었다.
2. '상상력-시각화'
44 밀물이 들어오면(트릭퀴즈)
해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배 한 척이 옆에 줄사다리를 늘어뜨린 채 정박하고 있다. 줄사다리에는 10개의 단이 있는데, 각 단 사이의 거리는 12cm다. 가장 아랫단이 수면에 닿아 있고 바다는 잔잔하다. 하지만 밀물이 들어오면서 수위가 시간당 4cm씩 높아지고 있다. 줄사다리의 위에서 세 번째 단을 물이 덮는 것은 몇 시간 후일까?
처음에는 수리적으로 접근했다. 총 120cm에서 3개의 단을 뺀, 즉 7개 단을 덮은 길이는 84cm. 수위상승속도가 4cm/h 니까 정답은 21시간. 그런데 문제 옆의 '트릭퀴즈'라는 단서가 너무 찝찝했다. 하지만 풀이과정의 오류는 없어보였다. 그래서 내가 놓친 부분이 무엇일지 상황을 시각화해보며 짚어보기로 했다. 배가 정박해있고 사다리를 내리고 물이 차오른다. 7개 단을 채워가는 과정에서 생각과는 다른 이미지가 전개되기 시작했다. 줄 사다리가 가라앉지 않고 물에 뜨고 있었다! 따라서 줄 사다리는 위에서 세 번째 단을 덮을 수 없다. 상식을 활용한 트릭퀴즈였다. '상상력'을 활용하여 '시각화'하는 것이 문제해결의 단서를 포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배웠다.
3.'상상력-사고실험'
76 다차로 가는 전차
두 여학생이 전차를 타고 한 도시에서 다차(여름 별장)로 가고 있었다.
한 여학생이 말했다. "있잖아, 반대편에서 오는 전차들이 5분마다 우리를 스쳐가고 있어. 양쪽 전차가 똑같은 속도로 달린다고 하면, 1시간 동안 도시에 전차가 몇 대나 도착할까?"
"당연히 열 두 대지. 60나누기 5는 12니까." 다른 여학생이 대답했다.
첫 번째 여학생은 동의하지 않았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너무나 명백해서 의심할 여지가 없어 보였다. 60분 동안 5분에 1대꼴로 전차가 지나갔으니 12대가 명백했다. 나 역시 첫 번째 여학생을 적극 지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상상력을 활용해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전차의 움직임을 따라가기 위해 정적인 '시각화'를 넘어 동적인 '사고실험'을 떠올려야 했다. 전차가 출발한다. 맞은편에서 첫 번째 열차가 지나간다. 5분의 시간이 흐르고 두 번째 열차가 지나간다. 이 때 잠깐, 여학생들이 탄 열차는 '움직이는 중'이다. 앞서 시도했던 60나누기 5는 여학생들이 탄 열차가 멈춰있다는 가정하에 옳은 답이다. 여학생들이 탄 열차가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야만 한다. 두 열차가 최초로 스쳐간 지점을 기준으로 한다면? 두 번째 스쳐간 열차가 해당 지점에 도달하는데는 5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여학생들이 탄 열차가 5분동안 지나온 거리이기 때문이다. 즉, 최초의 지점을 기준으로 열차는 10분에 한 대씩 지나가며, 열차간의 시간간격은 10분이다. 따라서 도시에 도착하는 열차는 60나누기 10, 총 6대이다. 문제를 단편적으로 보았을 때는 짐작조차 가지 않았던 단서가 상상력을 동원해 그려보니 포착되기 시작했다. '생생하게 그려보는 것'을 통해 관점을 확장하고 문제해결의 길을 열어낼 수 있음을 경험했다. 이는 비단 수학퍼즐을 해결하는데 있어서만 유용한 기술이 아닐 것이다. 삶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문제 상황을 마주하며, 상상력을 동원하여 단서를 포착하고 멋지게 문제를 해결해내는 나의 모습을 잠시 그려본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님을 기억하며, 상상력을 활용하는 발견과 해결의 즐거움을 누리며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