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미래를 예측할 것인가 - 역사 속 시그널을 읽으면 미래가 보인다
자크 아탈리 지음, 김수진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약]
긴 인류의 역사동안 '미래예측'은 생존과 권력의 강력한 기반으로 작용해왔다. 인공지능과 기술의 발달로 인해 예측기술이 유래없이 정밀화된 요즘의 시대지만, 그 지식은 특정 집단에 편중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우리의 자유로운 삶을 위해서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을 키워내야 한다.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는 그동안의 저서를 통해 현실화된 일들을 사전에 예측해냄으로써, 특유의 통찰력을 입증해낸 바 있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자신의 미래예측 기술을 공개하고 그것의 활용방안을 제시한다.

[서평]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면?
지금으로부터 5년 전, 2013년으로 돌아가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면 여러분은 어떤 정보를 활용하여 무엇을 획득할 것인가? 각자의 삶에서 후회스러웠던 순간을 되돌리고 싶은 분들도 많을 것이고, 사회적 경제적 변수들을 활용하여 부를 이뤄내고싶은 분들도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주식, 부동산, 로또, 비트코인과 같은 기회들 말이다. 나 역시 미련하게 놓쳤던 소중한 것들을 떠올리며, 원하는 것을 이뤄낼 수 있었던 아쉬운 기회들을 짚어보며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이 얼마나 값진 힘인지를 생각해본다.

유럽 최고의 석학이 말하는 미래예측 이야기
이 책 '어떻게 미래를 예측할 것인가'는 '미래'의 '예측'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인 '자크 아탈리'는 유럽부흥개발은행을 설립해 초대 총재를 지냈으며 다양한 사회적, 학문적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프랑스의 석학이다. 서문에 따르면 그는 1975년에 저서 '말과 도구'를 통해, 유튜브와 같은 매체의 출현과 개인의 인생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것이라는 사실을 예측했다고 한다. 또 1988년에 저서 '본래 의미와 비유적 의미. 소유의 역사'라는 책에서, 소유의 시대가 가고 임대의 시대가 올 것임을 예측했다고 한다. 그런 특출난 통찰력을 바탕으로 미래예측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예언에서 예측으로, 미래를 획득하는 힘으로
1장 'PART 1 하늘을 예언하다: 신의 권능'에서는 고대부터 시작된 '미래예언'의 기원과 점성술, 수상술, 꿈 등 기법들의 의미를 짚어본다. 'PART 2 시간을 통제하다: 인간의 권능'에서는 '미래예언'에서 '미래예측'으로 전환되는 역사의 흐름을 따라가며 함께 발달해온 '예측 능력 훈련법'을 배워본다. 무심코 즐기는 게임, 음악, 문학, 유머의 숨겨진 의미를 짚어보는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또 시간의 가치를 읽어냄으로써 부를 획득한 이들의 사례도 다룬다. '월털루 전투'나 '타이타닉호 침몰'과 같은 역사적 사건의 곁에서 예측을 통해 부를 이뤄낸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PART 3 우연을 통제하다: 기계의 권능'에서는 인공지능 및 기술발달과 더불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예측기술과 그것이 현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짚어본다. 특히 존 힉스, 케인즈, 루카스 등 경제학자들의 경제모형 전개 과정을 다루는 이야기는, 딱딱하게 배웠던 경제학 교과서의 이론에 '예측'이라는 인류학적 서사를 더함으로써 새로운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했다. 마지막으로 'PART 4 어떻게 미래를 예측할 것인가'에서는 미래예측이 중요한 이유를 강조하고 저자의 예측기술을 풀어놓는다. 이를 활용함으로써 자신은 물론 타인과 기업과 국가와 인류의 미래까지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알다, 예언하다 예측하다
14 미래를 '알기 위해' 또는 '예언하기 위해' 애쓰는 것은 그냥 체념하고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반면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본인이 원한다면 자유롭게 살고 '자기 자신이 될'준비가 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예측'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 저자는 '미래를 알다', '미래를 예언하다', 미래를 예측하다'로 나누어 그 의미를 구체화한다. 우선 '안다'는 것은 미래가 사전에 결정되어 있으며 이를 사전에 완전하게 내다볼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예언하다'는 역시 미래가 결정되어 있지만, '완전히'가 아닌 '어느정도' 알아낼 수 있음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예측한다'의 경우 미래가 결정된 것이 아닌, 우리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가정한다. 그리고 그러한 미래를 부분적으로 짐작하려고 애쓰는 행위를 말한다. 전자의 두 가지 경우는 결정된 미래를 '수용'해야겠지만, '예언'의 경우 선택권이 있다. 미래를 자유롭게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예측'이 바로 그것이다. 미래의 결과를 사전에 예측함으로써, 위험을 피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힘'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예측의 양극화가 가져올 힘의 양극화
208 미래에 대한 지식은 평등하게 분배되지 않을 공산이 더 크다. 그리고 태초부터 그래왔듯 예측은 오직 몇몇 사람을 위한 중요한 도구로 남게 될 것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래의 모든 일들을 알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것이고, 기계라고 하는 새로운 군주의 손에 미래에 대한 지식을 위임하는 선택을 하게 될 것 같다.
그렇다. 예측은 단순히 미래를 짐작하는 유희에 그치지 않는다. 미래를 예측함으로써 관성적 삶을 넘어, 삶을 창조하는 자유를 획득할 수 있다. 그 어느때보다도 예측 기술이 발달한 요즘, 눈을 부릅뜨지 않는다면 예측의 힘을 가진 소수의 권력집단에 의해 휘둘리는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진정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표면적으로 보이는 '부의 양극화' 너머에 있는 '예측의 양극화'일지도 모른다.

꿈꾸기 위해 예측할 것을 다짐하며
261 게으름은 예측의 최대 적이다. 반면 예측은 자유의 최고 동맹이다.
계획을 세우고 실패하기를 반복하면서도 '어느 정도'의 달성에 만족해왔던 것 같다. '이 정도 했으면 됐어', '어쩌면 더 못했을지도 몰라'라며 합리화 하는 경향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의 조건이 갖춰져있던 순간부터, 조건의 변화라는 자발적 움직임이 더해지지 못했던 순간부터, 나의 실패는 이미 '예언'되어 있었는지 모른다. 계획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예측'이다. 그럼으로써 달성 가능한 계획을 세우고, 창조 가능한 미래를 구상해낼 수 있을테니 말이다. 이제 글에 마침표를 찍고 내일의 나를 예측해보려 한다. 그리고 내일의 나를 위해 오늘의 나로서 제공할 수 있는 최선의 도움을 선물할 것이다. 인간은 예측된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자유와 힘을 가진 존재임을 믿으며.

[인용]
15 '자기 자신 예측하기'는 우리에게 일어날 일을 다루는 반면, '자기 자신 되기'는 우리가 되고 싶어 하는 것에 관한 문제다. 자기 자신을 예측하는 데는 통찰력이 요구되지만, 자기 자신이 되려면 야망이 필요하다.

209 이제 권력은 성직자나 군인, 정치인의 수중을 떠나고, 요컨대 지금부터 미래를 관리하는 임무를 맡은 기업들의 손에 들어갈 것이다. 보험회사와 데이터 관리회사는 개인이 초래한 위험에 대해 모든 것을 다 알고 이에 따라 행동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228 자신의 미래를 예측하려면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서 한 걸음 물러서서 매 순간 일어나는 우연한 사건들에 휘말려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잠시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핵심적인 것에 무게중심을 두고, 집중하고, 호흡하고, 긴장을 풀고, 눈을 감아야 한다. 진정으로 무언가를 보고자 한다면 역설적이게도 앞을 보지 못하는 길을 택해야 하는 것이다.

229 때때로 이 훈련 방법은 고통스럽기도 하다. 자신의 정체성과 불변요소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자신의 결함과 포기하는 모습, 비굴함, 실수, 심지어 범죄까지 통찰력을 가지고 수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238 심지어 나 역시 놀라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진지하게 밟으면, 내가 가진 계획가 욕망 중에서 내 행동에 좌우되지 않고 실현 불가능한 것조차도 현실이 되는 장면을 확인했던 것이다. 마치 자기 자신 예측하기가 자석처럼 자기 쪽으로 자기 자신 되기의 조건들을 잡아끄는 역할을 한 것 같았다. 그리고 쇄빙기라도 된 듯 눈 앞에 놓여 있는 장애물을 제거해주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