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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에 맡기는 공부법 - 3번 읽고, 1분만 쓰면 저절로 외워진다
이케다 요시히로 지음, 윤경희 옮김 / 쌤앤파커스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서평]
잘 배웠으면, 잘 외웠으면
마법의 램프를 손에 넣고, 지니의 힘으로 단 한가지 '능력'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된다면 나는 고민끝에 '이것'을 택할 것이다. 바로 '배우는 능력'이다. 다방면에 호기심이 많은 나로서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들을 배우고 그것을 바탕으로 풍성하고 흥미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한정된 자원에, 한정된 나의 능력에 배움의 속도는 기대보다 더디기만 하다. 그런데 '인간'으로서 '학습'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는 '뇌'의 기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쉽고 빠르게 지식을 늘려갈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면? 이 책의 독서는 그런 기대감으로 시작되었다. 이 책 '뇌에 맡기는 공부법'은 '뇌과학'에 기반한 구체적 '공부기술'을 담고 있다. 특히 '기억'에 관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더 잘 배우는 사람'이 되기를 희망하는 나에게 이 책의 독서는, '어떻게 읽을 것인가'와 '어떻게 암기할 것인가'를 위한 실용적 기술들을 갖출 수 있게 된 유익한 경험이었다.
평범한 40대 엔지니어에서 '세계 기억력 마스터'로
25 내가 일본 최고의 기억력을 갖게 된 것은, 뇌의 시스템을 활용해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이는 테크닉을 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기억력을 높이는 데 필요한 것은 원래부터 갖고 있던 '뇌의 성능'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기술'이란 뜻이다.
이 책의 저자는 기억력과는 전혀 관계없는 평범한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40대에 들어 우연한 기회로 기억력에 관한 공부를 시작했다. 그렇게 일본 기억력 대회의 우승을 넘어 세계기억력선수권대회에서 일본인 최초로 ‘세계 기억력 그랜드마스터’ 자리에 까지 오른다. 흔히 뇌는 10대 이후로는 발달시키기 어렵다고들 말한다. 그런데 어떻게 기억력과 전혀 관계없는 삶을 살아온 사람이 40대의 나이에 이처럼 뛰어난 성장과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을까? 저자는 그것이 '뇌'에 대해 이해한 덕분이라고 말한다. 나이에 관계없이 뇌는 지속적으로 발달하기 마련이며, 어떻게 공부하느냐에 따라 '기억력'과 '학습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한다. 책에는 학습을 위한 기본적인 태도와 읽기방법, 쓰기방법, 의욕 충전법, 집중법 등이 담겨있는데 나는 두 가지의 키워드가 가장 인상깊게 남았다. 바로 '인풋'과 '아웃풋'이다.
공부의 핵심, '인풋'
88 기억술이란 것은, 외우고 싶은 것을 뇌가 외우기 쉬운 형태로 가공하는 기술이다.
91'왼벽하게 꼼꼼히'가 아니라 '빠르게 여러 번'이 키포인트다.
공부의 핵심은 '인풋'이다. 즉 뇌 안으로 정보를 투입하는 것이다. 같은 정보라도 '어떻게' 학습하느냐에 따라서 기억에 남길 수 있을지, 얼마나 오래 기억할 수 있을지가 달라진다. 우리는 주로 '독해'를 통해 학습한다. 그래서 저자는 '읽기'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 방법들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위의 인용문과 같다. '완벽하게 꼼꼼히'가 아닌 '빠르게 여러 번'이다. 교과서의 전반부는 닳고 닳아있지만 후반부는 새책처럼 깨끗한 경우가 더러 있다. 의욕적으로 앞부분을 꼼꼼하게 읽어 나가지만 초반에 너무 힘을 줘버린 나머지, 후반부는 제대로 읽어내지도 못하는 것이다. 저자는 공부를 '페인트칠'과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처음부터 잔뜩 힘을 줘서 완벽하게 칠하는 것이 아니라, 칠하고 덧칠하고 다시 덧칠하는, 반복학습을 통해 강력한 기억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3사이클 반복 속습법'이라는 구체적인 기술을 제시한다.
공부의 또 다른 핵심, '아웃풋'
121 지식이나 생각을 이미지가 아니라 언어로 인식해둘 필요가 있다.
125 공부한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는, 혹은 가르치는 것이 최고의 학습 방법이다.
우리의 학습은 주로 '시험'을 통해 평가된다. 아무리 성실하게 열심히 외웠더라도 결국 제대로 '인출'해내지 못한다면 그 과정은 인정받지 못한다. 이러한 '아웃풋'이 중요한 것은 그것이 시험과 연결되기 때문만은 아니다. '학습'이라는 '인풋'이 능률적인 '아웃풋'을 통해서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저자는 배운 내용을 '자신의 언어'로 출력해보는 것이 중요하며, 친구에게 설명해주는 것 또한 매우 유용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이를 통해 '지식'이 '경험'이 됨으로써 기억이 강화될 수 있고, '내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모르는 부분은 어디인지'를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다. 즉 '뇌 속의 정보확인'과 '기억력 강화'를 함께 이뤄낼 수 있다. 책에는 이 외에도 '1분 쓰기'와 '1분 맵핑'이라는 구체적인 출력 기술들이 담겨있다.
누구나의 더 나은 학습을 위하여
12년의 학창시절을 넘어 취업준비, 자격증, 승진까지 우리의 삶은 긴 '학습'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암기'는 '학습'의 가장 핵심적인 영역에 자리하고 있다. 외우지 못한다면 '시험'이라는 평가의 장소에서 배움을 증명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일반적인 독해법 뿐만 아니라 1000페이지가 넘는 긴 분량의 수험서에 대한 독해법까지 다양한 공부기술들이 담겨있다. 또한 시험장에서의 불안을 대비하는 멘탈관리법이나, 주의집중력을 키우기 위한 '3점 포커스 집중법'도 다룬다. 상황과 관계없이 '더 나은 학습자'가 되기를 바라는 분들께 유익한 독서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용]
45 기억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외우는 능력'즉 '인풋'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와 비슷하게 '기억을 꺼내는 능력' 즉 '아웃풋'도 중요하다.
65 '내가 잘 알고 있는 것, 내 주변에 있는 것이면서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것'을 찾고, 그것과 묶어서 기억을 저장해두는 것이다.
70 다른 감각을 결합해서 외운다면 기존에 기억했던 정보의 양을 상당히 많이 늘릴 수 있다. 우리 뇌 속에는 더 많은 감각을 이용할수록 쉽게 외워지는 '기억의 프로세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173 뇌한테는 '실제로 현실에 존재하는 무언가를 보는 것'과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이미지를 보는 것'이 같은 것이다. 이 점은 정말 우리 인간에게는 절호의 기회이자 최상의 조건이라고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