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라면 어떻게 할까? - 위대한 철학자들에게서 듣는 일상 속 고민 해결법!
마커스 윅스 지음, 임소연 옮김 / 시그마북스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한줄평]
현대인이 경험하는 / 일상 속 수많은 선택의 순간들을 마주하며 / 위대한 철학자들은 뭐라고 조언했을지 / 간결하게 들어봅니다.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1.스스로 결정장애를 갖고있다고 생각하는 분들께
2.빠르고 후회없는 판단력을 기르고자 하는 분들께
3.역사 속 위대한 철학자들의 판단기준을 배워보고자 하는 분들께
4.다양한 선택의 상황을 미리 만나봄으로써 장래에 만나게 될 선택의 순간에서 더 나은 선택을 이어가기를 바라는 분들께
5.질문을 만나고 스스로 생각하고 다양한 사람들의 대답을 들어보는, 생각의 기회를 기대하는 분들께

[이 책의 장점]
1.재미
생각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관계, 일, 라이프스타일, 여가시간, 정치라는 5가지 큰 주제 아래, 다양한 질문들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대한 역사 속 위대한 철학자들의 (가상의) 조언을 들어봅니다. 제목에는 니체만 등장하지만 실제로는 벤담, 밀, 러셀, 소크라테스, 플라톤, 공자 등 다양한 철학자들이 등장합니다.이 책을 읽어나가는 과정에서 저는 3가지 재미를 느꼈습니다. 첫째, 대답하는 재미입니다. 철학자들의 답변을 읽어보기 전에 주어진 질문이 나의 상황이라면 어떨지 상상해보고 대답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둘째, 들어보는 재미입니다.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철학자들의 답변을 들으며, 낯설게만 느껴졌던 그들의 사상에 대해 가볍게 이해해보는 재미를 느꼈습니다. 셋째, 비교하는 재미입니다. 하나의 질문에 대해 다른 신념을 바탕으로 다른 방향을 제시하는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차이점을 비교하는 재미를 느꼈습니다. 비교를 통해 다양한 철학자들을 함께 만나니 하나의 사상을 독립적으로 들을때보다 한결 낯설지않게 배움을 키워갈 수 있었습니다.

2.가독성
이 책은 5개의 챕터 속 수많은 질문들을 담고 있지만, 개별 챕터의 경우 일관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간결한 질문-일반적인 이야기-각 철학자들의 답변-요약"으로 이어진다. 중간에 등장하는 철학자의 이름은 진한글씨로 강조표시되며, 각 철학자들의 유명한 격언이 말풍선으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이따금은 도표와 이미지를 통한 비교로 독자의 이해를 돕습니다. '철학서적'에 대한 대중들의 낯설음을 감안하면, 이러한 가독성은 이 책이 가진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3.실용성
올 여름, 에어컨 가동 하셨나요? 온도에 대한 가족간의 의견 차이로 다툼을 겪지는 않으셨나요? 공공장소에서 온도를 높이거나 낮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 적은 없으셨나요? "서로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실내 온도가 달라서 배우자와 총성 없는 전쟁을 하고 있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 책에서 두 번째로 등장하는 질문입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상당수의 질문들이 이처럼 누구나 일상에서 겪을만한 상황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 세상은 악으로 가득 찼습니다.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신의 존재를 믿을 수 있나요? '와 같은 철학적인 질문들도 있습니다. 삶에 대한 호기심을 안고있는 저에게는 이러한 철학적 질문들도 충분히 실용적인 이야기였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겪을만한 질문들을 담고 있기에, 삶을 구성하는 수많은 선택의 순간에서 더 나은 판단을 이어가기 위한 배움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적인 읽기:일반적인 이야기]
오늘 하루, 여러분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셨나요? 그리고 얼마나 많은 결정을 하셨나요? '결정장애'라는 말이 유행할만큼 현대인의 하루는 수많은 고민과 결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자의 개인은 각자의 상황에 따라 각자의 신념과 각자의 방법으로 선택을 이어갑니다. 친구나 가족에게 묻기도 하고, 지식인이나 인터넷의 불특정 다수와 상담하기도 하며, 비싼 대가를 치르더라도 전문가를 찾아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과연, 역사속에 기록된 위대한 철학자들이라면, 우리가 경험하는 고민들을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진리'에 대해 길고 깊은 성찰을 이어가던 철학자들이라면 제법 괜찮은 해결책을 제시해줄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이 책을 집어들 때 기대한 것은 두 가지였습니다. 판단력의 향상, 그리고 다양한 철학자들의 사상을 간략하게나마 만나보는 것입니다. 그런면에서 이번 독서는 저에게 의미있는 성장의 경험이 되었습니다. 질문과 답변으로 이루어진 이 책을 저의 경우, 질문을 읽고-스스로 답해보고-철학자의 답변을 만나보는 식으로 읽어나갔습니다. 제시된 질문들 중 제가 경험해 본 질문들도 있었고 경험해보지 못한 질문들도 있었는데, 경험해 본 질문들의 경우 상황을 되짚어보며 나의 판단과 철학자들의 제안을 비교해보는 재미를 느꼈고, 경험해보지 못한 질문들의 경우 생각지 못했던 갈등에 대한 이해의 폭을 확장하는 배움의 경험이 되었습니다.

각 상황에 대한 철학자들의 답변은 간략한 편입니다. 견해를 제시하고 그에 대한 사상적 근거를 부연합니다. 따라서 철학자와 사상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를 기대하는 분들께서는 아쉬움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철학자에 대해 낯설음과 부담감을 안고있는 분들은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친근함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할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 이 책에 등장한 철학자들 중 사상에 대해 잘 모르고 있던 분들이 30%정도 되었는데요, 이후에 다른 곳에서 그 분들의 사상을 만나게 된다면 한결 부담없이 배움을 넓혀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철학과 함께하는 질문과 답변속에서 즐거운 배움의 시간이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사적인 읽기:개인적인 독서후기]
"삶은 Birth와 Death사이의 Choice다." 사르트르의 말처럼 삶은 수많은 선택의 접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부분의 상황은 관성에 따라 기계적으로, 어떤 경우는 번민과 갈등을 거듭하며 고심끝에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그런 결정을 고심고심끝에 다시 뒤집기도 하고. 나는 이러한 선택의 상황에서 작아지는 사람이다. 판단력 자체가 크게 떨어진다고 보지는 않지만, '결단력'이나 '담대함'이 부족한 편인 것 같다. '자신감'의 부족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겠다. 작년 겨울 나는 에버노트에 '취약점'노트를 개설했고 이따금씩 항목을 추가하기도 하고 배열을 뒤바꾸기도 하며 관리하고 있는데, 그 중 '결단력'은 늘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개선의 의지를 다잡은 순간부터, 조금씩 조금씩이나마 스스로 나아지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렇게 언젠가는 빠르게 합리적으로 보편타당한 방향성을 발견하고, 스스로를 믿으며 과감하게 결정하며, 의심하지 않고 담대하게 행동을 이어나갈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옳으면서 좋은 선택의 지혜를 갖춘 사람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런면에서 이번 독서는 스스로의 답변을 통해 다양한 사고실험을 직접 경험하고, 철학자들의 답변을 통해 다양한 가치체계와 신념체계를 만나봄으로써, 나 스스로의 가치체계와 신념체계를 되짚어볼 수 있게 된 의미있는 성장의 경험이 되었다.

52 "음악이 없다면 인생은 한낱 실수일 뿐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54 "다른 예쑬에 비해 음악은 훨씬 강력하고 인간을 꿰뚫는 힘이 있다. 다른 예쑬은 단지 그림자에 대해 말할 뿐이지만 음악은 그 본질을 말하기 때문이다."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본문의 내용은 아니고  인용된 격언이지만, 꼭 기억하고 싶은 내용이기에 기록한다. 언어에 대한 이해의 확장은 생각의 확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감당할 수 없을 것 같던 마음의 응어리가 한 편의 일기를 통해 해소되기도 한다. 그런면에서 '음악'이라는 언어를 이해하는 것은 풍성한 세계를 만나기 위한 값진 배움이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서툴지만 피아노와 함께하는 시간을 늘려가야겠다고 다짐한다.

54 사르트르는 인생의 의미는 오직 자기 자신만이 부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들과 그들의 기대치가 당신을 규정할 수도 있지만, 당신이 직접 자신을 규정할 수도 있다. 록 기타리스트가 되기로 결심했다면, 바로 그게 당신이 될 것이다. ... 먹고 사는 문제가 당신의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지는 못한다. ... 하지만 꿈을 쫓고 창조적인 일을 하는 것은 당신의 인생에 의미를 부여할 것이다.

늦은 나이에 직장에서 나와 꿈꾸던 기타리스트에 도전할지 고민하는 사람을 향한 사르트르의 조언이다.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는 사르트르의 말은, 삶의 의미를 중요한 화두로 삼고있는 나에게 이미 중요한 의미로 자리잡았다. 그래서 이 챕터 역시 인상적으로 읽어나갔다. 마음같지 않은 현실 속에서 이따금씩 찾아오는 허무주의는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고는 한다. 조만간 찾아올 허무의 무력감에 맞서 나 스스로 의미를 창조할 수 있음을, 그럼으로써 삶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음을 기억해야겠다고 다짐한다.

134 아리스토텔레스는 ... 가장 중요한 것은 감정적인 반응이라고 말한다. 요점은 그 조각가나 화가, 희곡 작가 등 예술가가 실제 세상을 얼마나 근접하게 모방하느냐가 아니라, 그 예술 작품이 보는 이에게 감정적 혹은 지적인 영향을 주는가에 있다는 것이다.

135 롤랑 바르트는 ... 예술가가 애초에 어떤 목적으로 그 작품을 만들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으며, 그것이 자굼의 중요성을 결정하지는 않는다고 말할 것이다. 그 작품을 주도적으로 감상하고 의미를 찾는 것은 온전히 보는 사람의 몫이다. 이는 단순히 "이, 작품이 옳은가?" 혹은 "이 작품이 아름다운가?" 하는 질문이나 그것이 당신 안에 어떤 반응을 불러오는지 묻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질문과는 다르다. 바르트는 예술 작품의 의미를 만들어내고, 그것이 예술인지 아닌지 결정하는 사람은 예술가가 아닌 그것을 감상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저 쓰레기 한 더미가 왜 예술이라는 거죠? 제가 뭔가를 놓치고 있는 건가요?"라는 챕터의 내용 중 일부다. 예술보다 실재하는 것을 선호하는 플라톤, 주위 세계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는 아리스토텔레스, 감상자의 몫을 강조하는 롤랑 바르트, 전문가의 견해를 중요시하는 조지 디키가 등장한다. 나의 경우 아리스토텔레스와 롤랑 바르트의 견해를 인상적으로 읽었다. 내가 예술로부터 울림을 받았을 때를 돌이켜보면 분명히 감정적인 동요가 있었다. 그리고는 그 울림이 있기 전과 다른 사람이 되었다고 느끼거나, 적어도 다른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정보'를 획득했을 때의 '이해'와는 다른 정서적 경험이었다. 또한 그렇게 나에게 울림을 주는 예술들을 좋아하기도 한다. 거기에는 작가의 몫도 있겠지만 나의 몫도 클 것이다. 내가 가진 의미체계, 가치체계, 신념체계, 여러가지 상황 등에 따라 울림의 여부와 깊이가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예전에 김현 평론가가 '독자의 두 가지를 알아야 한다. 작가가 의도한 것과 의도하지 않은것'이라는 의미의 이야기를 했다고 읽은적이 있다.(확실하지 않습니다. 기억이 그렇습니다.) 나는 이 두 방향에서 모두 예술의 재미와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술가가 의도하지 않은 의미라도, 그것이 비로소 예술의 세계와 나의 세계의 접점에서 발현될 수 있는 것이라면, 충분히 예술가와 작품에 고마워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경험의 조건은 쉽사리 얻을 수 있는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앞으로 좋아하는 예술과 만남으로써 즐거운 동요의 설렘을 경험하는 기회를 늘려가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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