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시에 불안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 수시로 찾아오는 불안 때문에 죽을 듯 힘겨운 사람들을 위한 치유 심리
한기연 지음 / 팜파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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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1.현대인의 불안에 대해 이해하고자 하는 분들께
2.불안을 경험하고 있으며, 극복의 방법을 모색중인 분들께
3.불안을 경험하고 있는 지인을 돕기위해, 이론과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분들께

[이 책의 장점]
1.가독성
심리관련 서적을 읽기에 앞서 자칫 내용이 어렵지는 않을까, 잘 안읽히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가진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내용의 전문성에 앞서서 저는, 이 책의 가독성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챕터를 넘어가며 어느덧 이야기책을 읽듯 술술 책장을 넘기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풍성한 현실적 사례와 이론적 근거, 처방과 개선사례가 유기적으로 흘러가며 막힘없는 읽기를 가능케합니다. 또한 핵심문장에는 밑줄과 다른 컬러가 적용되어 내용의 이해와 재정리를 돕습니다. 심리학이라는 전문서적에 관한 독서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분들께 이 책의 독서는, 낯선 내용을 가까이 할 수 있는 반가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다양성
이 책의 핵심 주제는 제목에서 명시했든 '불안'입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정도의 차이가 있을 지언정 '불안'을 경험하지 않는 이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 언급되는 사례들 역시 그렇습니다. 불현듯 찾아온 공황장애에 시달리는 30대 여성, 건강 염려증으로 갈등을 겪는 부부의 이야기,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초등교사의 이야기 등,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고 마주할만한 다양한 사례들이 언급됩니다.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많은 현대인들에게 공감이 되고 도움이 될만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있습니다.

3.실용성
'불안'과 관련된 책을 읽는 독자들이 바라는 가장 큰 도움은 무엇보다도 '불안을 줄이는 것'일 것입니다. 스스로 경험하고 있는 불안을 완전히 소멸시키거나, 그렇지 못하더라도 그 정도를 감소시키기를 희망할 것입니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실용의 목적에 부합합니다. 각 챕터의 말미마다 등장하는 '머물러 보기' 파트는 앞서 제시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방법론을 담고 있습니다. 누구라도 지금 여기에서 시도할 수 있는 실용적 방법론들은, 불안을 극복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반가운 무기가 될 것입니다.

[공적인 읽기:일반적인 이야기]
이 책의 제목입니다. 이 도시에 / 불안하지 않은 / 사람은 없다. 이 도시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겪을만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바로 '불안'입니다. 발표불안, 대인관계불안, 가족내의 갈등, 과도한 걱정, 과거에 대한 지나친 후회, 자기비하, 완벽주의와 같은 것들이 그것입니다. 이 책 '이 도시에 불안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는 '불안'이라는 현상을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합니다. 각자의 사례 속 각자의 불안을 짚어보고 개선방법을 모색합니다. 그 방법의 이론적 근거를 부연하고, 개선된 사례와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그럼으로써 불안을 겪고있는 이들이 행복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불안해서 불안한 모든 분들께, 불안을 극복함으로써 더 생생한 삶을 경험하기를 기대하는 분들께 이 책의 독서는, 삶을 마주함으로써 자신을 이해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자신을 만들어가기위한 의미있는 배움의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적인 읽기:개인적인 독서후기]
가끔씩 넋을 놓고 인터넷 기사를 이것저것 클릭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한다. 정신을 차리고 되짚어보면 정신적이든 현실적이든 방아쇠가 되는 특정한 '사건'이 있었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바로 부정적 정서를 주는 사건이다. 정신적 사건은 대부분 과거의 후회이거나 미래에 대한 걱정이다. 현실적 사건은 당면한 일이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거나, 예기치 않은 스트레스를 주는 변수, 인간관계의 문제와 같은 것들이 있다. 그들이 불러온 부정적 정서를 한 단어로 표현하면 이와 같은 것이다. '불안.' 당면한 일을 미뤄두고 인터넷 기사를 목적없이 떠돌아다니던 나의 행위는, 불안으로부터의 도피였다. 이 책의 독서는 그러한 나의 도피패턴을 짚어보게 되었다. 또한 책에서 언급된 '완벽주의', '타인에 대한 지나친 의식', '반추사고' 역시 내가 가진 문제점에 해당하며, 이들을 극복하기 위한 저자의 처방을 생활속에서 적용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55 진짜 삶의 의미는 방황과 생각 끝에 온다기보다 실제로 의미 있게 움직이는 데서 옵니다 그저 상념 속을 헤매며 답을 기다린다면 아무것도 건질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진짜 삶의 의미는 우리가 살면서 날마다 헛발질하는 지점에 있을 것입니다. 의식을 도둑맞은 채 무엇을 원해서 지금 여기에서 이러고 있는가를 모른 채 살고 있는 그 지점에서 말이지요. 거기서 멈추고 고개를 들어본다면 내 삶의 의미가 존재할 것입니다.

삶의 방향성을 잃었던 순간들을 짚어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떠오른다. 의미를 잃은채 상념의 세계에서 방황했다는 점이다. '최선'의 길을 찾기위해 이런저런 변수를 떠올리는 사이 시간은 흘러갔고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남아있기 일쑤였다. 하지만 삶의 의미는 '최선의 길'속에서 찾아지는 것이 아니다. 당장은 최선이 아닌것처럼 보이더라도 차선과 차차선의 길에서 헤매이는 '과정'속에서 생생한 의미를 발견하고, 만들어나갈 수 있는 것이 삶의 모습이다. 최선을 고민할 시간에 차선을 경험하는 사람이 되기를, 의미를 찾아다닐 시간에 의미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118 진정한 자존심이 있다면 나 스스로에게 떳떳한지, 자신의 품위를 스스로 지켰는지에 관심을 둘 것입니다. 스스로 자신의 강점과 재능에 집중하면서 나를 충분히 이해하고 알아줍니다. 그러니 남들의 시선이나 평가에는 그다지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또한 한 번의 성공이나 실패에도 일희일비하지 않습니다. 이럴 때도 나이고 저럴 때도 나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믿는 마음이 있다면 자신의 중심이 내 안에 있기 때문에 외부의 무엇에 자존심을 걸지 않습니다. 나는 내 생각대로 움직일 뿐입니다.

자기불신에 관한 챕터의 이야기다. 남과 자신을 비교하며 자존심의 유무를 판단하는 이들에게 저자가 전하는 이야기다. 나 역시 종종 자기불신에 빠지고는 한다. 고민해서 결정한 최선의 판단이 마음같지 않은 결과를 불러올 때, 누군가가 나에게 실망한듯한 기색을 보일때는 쉽게 마음이 철렁이고는 한다. '왜 이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자책하고, '왜 이렇게 하지 못했을까' 후회하기도 한다. 삶의 중심이 '나'가 아닌 '너'에게 가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다. 실수와 실패를 통해 성숙해지고 성장해간다. 그러니 실패의 경험은 고마운 배움의 기회다. 과거의 나를 비판하고자 한다면 그 기준은 오로지 하나다. '나 스스로에게 떳떳했는가.' 그렇다면 자책할 이유는 없다. 스스로에게 떳떳한 삶을 살자. 스스로를 믿고 과감하게 경험하자. 내 안의 중심을 확고하게 지켜가자.

138 사라져버린 '나의 말'을 찾아야 고질적인 관계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나의 말을 한다는 것은 내 생각과 감정을 표현한다는 뜻입니다. 타인에게 공격적이지 않되 그저 있는 그대로, 스스럼없이 나를 표현하는 일입니다.  ... 나의 말을 한다는 것은 기꺼이 혼자 힘으로 서겠다는 의지입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그 생각을 지키려는 의지, 솔직한 사람이 되려는 의지, 모든 인간관계에서 자신을 존중하겠다는 의지입니다. 그래서 나의 말을 한다는 것은 상대도, 나도 해치지 않습니다. 무조건 '아니오'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라고 해야 나의 이익이 최대화되는 상황에서는 기꺼이 '예'합니다. 나의 말을 하는 것이란, 내가 원하는 가치를 주장하면서 내가 존재할 권리를 확보하는 것, 삶이 내 손 안에 있음을 믿는 일입니다.

참 오랜시간을 눈치보며 살아왔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보다 '네가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무게를 두고 대화했다. '내가 먹고싶은 것', '내가 하고싶은 것'에 주의를 기울이기보다는 판단의 키를 떠넘기는데 익숙했다. 그러는 사이 '내가 좋아하는 것'의 리스트는 줄어갔고, 그 리스트를 떠올리는 일조차 희미해져갔다. 좋아하는 일이 사라지니, 좋은 순간들도 사라져갔다. 상대를 배려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이 나 자신을 배려하는 것이다. 상대의 충만함에 비례하여 나의 공허함이 커진다면, 관계는 결코 길게 이어질 수 없다. 서로를 위한 최선의 길은 '함께 행복해지는 것'이다. 그러기위해서는 나 자신의 행복부터 충분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나의 말을 찾자. 내 생각을 말하고 내 감정을 말하자. 정중하게 요구하고 단호하게 거부할 줄 아는 사람이 되자. 내가 좋아하는 것을 누리는 기쁨을, 네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하는 기쁨을 충만하게 경험하자.

158 당연함을 강요하는 것이 불안에 빠지는 지름길이라면, 불안과 멀어지기 위해서는 이러한 경직된 신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규정집 속의 옳고 그름을 맞춰보고 결론짓는 행위 자체가 불안을 바탕으로 합니다. 그렇게 살게 되면 더 불안해지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문제는 사건이 아니라 해석입니다. 해석은 곧 내가 믿고 있는 신념입니다. 사건을 바라보는 주관적인 해석을 객관화하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지금 내게 닥친 사건이 목숨을 위태롭게 할 재앙이 아니라 얼마든지 겪을 수 있는 문제라는 시선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당연한 것이 지켜지지 않아도 진정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무엇이 나를 분노하게 하는가? 당연한 것이 당연하게 일어나지 않았을 때이다. 당연하게 지켜져야 하는 윤리적 준칙이 지켜지지 않은 사회면의 사건들, 당연한 나의 노력을 타인이 알아주지 않았을 때, 당연히 나는 존중받아야 하는 사람인데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대접을 받았다고 생각할 때 나는 감정적 동요를 일으킨다. 그런데, 그것은 과연 당연히 당연한가? 나의 준칙은 타인의 준칙과 동일하며 사회의 준칙과 동일한가? 이따금 나는 사회적으로 합의되어 명문화된 '법령'에 대해서조차 고개를 갸우뚱하며 동의하지 못하지 않는가? 절대적인 진리가 존재하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의 대부분이 사실은, 당연하지 않은 일들이었다. 나의 당연함은 너의 당연함과 다르며, 심지어 어제의 나의 당연함이 오늘의 나의 당연함과 다르기도 하다. 찰나의 깨달음이 당연함의 저울추를 움직이기도 한다. 신념은 변한다. 그러니 고정된 신념의 잣대로 세상을 평가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나의 신념에 의문을 제기하며 더 나은 신념을 갖추기 위해서 성찰하는 일일 것이다.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부정적 정서의 늪을 헤치고 나와, 성장과 성숙의 주석을 덧붙이는 일일 것이다. 경직된 준칙으로 판단하는 사람이 아닌, 해석의 힘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사람으로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한다.

[나가며]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를 바꿀 수 있는 성장의 지혜들, 당면한 마음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현실의 기술들을 담고 있습니다. 마음의 평온을 기대하는 분들께 이 책을 진심으로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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