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 - 쉽게 읽고 되새기는 고전 클래식 브라운 시리즈 6
장 자크 루소 원작, 문경자 지음 / 생각정거장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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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1.루소의 '에밀'에 관심을 갖고 있었으나 방대한 분량 때문에 망설였던 분들께
2.참된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탐구하고 있는 분들께
3.교육을 다룬 고전을 읽어보고자 하는 분들께
4.'교육'과 '자유'의 관계에 대해 관심을 갖고있는 분들게
5.자녀교육 뿐만 아니라 자신을 완성하기 위한 삶의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는 분들께

[이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루소 저 '에밀'의 요약정리
2.루소가 제시하는 교육철학과 교육방법론
3.성장과정에서 각 나이에 필요한 교육방침
4.루소가 제시하는 '인간이 갖추어야 할 덕목'
5.그 덕목을 갖추기 위한 성장과정 별 교육방식

[이 책의 장점]
1.컴팩트한 분량:방대한 원저의 축약
고전을 독파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대부분 두께에 놀라고 빡빡하게 자리한 글자수에 놀라 책장을 덮고는 한다. 루소의 '에밀'원저 역시 다르지 않다. 이 책의 원저는 7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을 자랑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까지 명성을 날리고 있는 이유는 시대를 넘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의미와 영감을 주고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그 에밀의 축약판이다. 컴팩트한 사이즈에 248페이지의 분량은 결코 부담스럽지 않다. 고전이 주는 깊은 지혜를 부담없이 만나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된다. 이 책으로 전반적인 내용을 훑어본 뒤, 에밀의 원서를 읽어보는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2.실용성:구체적 기술
고전은 흔히 구체적 삶의 현장으로부터 떨어져있으리라고 짐작하기 쉽다. 저술의 시대가 현재로부터 떨어져있고, 주로 형이상학적인 가치들을 다룬다고 인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어떤 자기계발서 못지않게 현실적이다. 아이의 성장 과정을 의의로 구분하여, 25세까지의 성장과정 중 각 구간에서 양육자가 취해야 할 태도와 방향성을 제시한다. 아주 간혹 시대의 격차가 느껴지는 구문도 등장하긴 하지만 그런 경우  엮은이의 해설이 일찌감치 덧붙여진다. 지금 당장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들에게도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이야기들을 충분히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3. 인간을 위함:교육을 넘어 인간의 성숙을 위한 책
이 책은 교육과 관련된 책이다. 그런데 교육이란 무엇인가? 사람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그러니 교육을 탐구하는 이는 필연적으로, 사람이 마땅히 지녀야 할 덕목과 가치와 능력을 짚어볼 수밖에 없다. 이 책 역시 마찬가지다. 루소는 시민이 갖춰야할 덕목들을 짚어본다. 자연인이 시민으로서 자립하기 위해 경험해야 할 과정들을 제시한다. 이에 이미 성인이 된 사람들에게도 충분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나는 어떠한 덕목들을 갖추지 못했는가', '나는 어떠한 경험들을 해보지 못했는가' 라고 자문할 수 있는 기회 말이다. 만약 루소가 제시하는 가치와 덕목과 경험들에 동의하는 성인이라면, 지금이라도 이들을 경험해봄으로써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생각]
나의 자녀가 성인이 되기까지 단 한 가지만을 가르칠 수 있다면, 나는 무엇을 선택할까? 관념적 가치일까, 실용적 기술일까. 꽤나 어려운 질문이 될 것 같다. 그렇다면 12년의 정규교육 과정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가치와 태도와 기술과 정보와 역사적 사실등을 알려줄까. 기간과 기회가 늘어났을 뿐, 선택의 어려움은 여전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교육이 갖는 어려움일 것이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정책이 뒤집히고, 학생과 학부모들이 혼란을 겪는 이유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선택을 해야한다. 최선의 공교육과 최선의 가정교육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한 사람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기억하면서 말이다.

시대가 변한만큼 생존과 번영에 필요한 기술들도 달라진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더라도 변하지 않는 가치가 있다. 변하지 않은 덕목과 태도가 있다. 같지만 다르고 다르지만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18세기의 위대한 사상가 루소가 제시하는 교육론의 철학은 분명한 배움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이번 '에밀'의 독서는 나에게,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덕목은 무엇인지, 그 덕목을 갖추기 위해서는 어떠한 경험들이 필요한지, 나는 그러한 덕목들을 갖추고 있는지, 나의 부족한 덕목들을 갖추기 위해서 앞으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 지 돌아볼 수 있는 의미있는 성장의 기회가 되었다.

77 부모는 왜 현재의 불행이 미래의 짐을 덜어준다는 확신도 없이 아이라는 상태에 내포된 것보다 더 많은 고통을 아이에게 부여하는가. 근거가 있든 없든 그것은 언젠가 행복하게 해주리라는 희망으로 지금 한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유감스러운 선견지명'이다.
어린 시절을 사랑하라. 또한 어린 시절의 놀이와 즐거움과 사랑스러운 본능을 마음껏 누리게 해주라. 왜 곧 지나가버릴 그 짧은 시기의 즐거움을 , 남용할 수도 없는 그토록 소중한 행복을 순진한 아이들에게서 빼앗으려 드는가.
80 아이는 동물도 어른도 아니고 어린아이여야 한다. 아이는 자신의 나약함을 깨달아야 하지만 그 때문에 고통을 받아서는 안 된다. 자신을 키워주는 사람에게 의존해야 하지만 복종해서는 안 된다. 또한 요구할 수는 있지만 명령을 내려서는 안 된다.
80 최고의 선은 권력이 아니라 자유다

'다 너를 위해서야.' 부모가 자식에게 흔하게 하는 표현 중 하나일 것이다. 어느 부모가 자식이 잘못되기를 바라겠는가. 하지만 의도의 선함이 결과의 선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또한 의도가 선하다고 해서 선하지 못한 결과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으레 그러한 경향을 갖게되는 것 같다. 따라서 선한 의도 때문에 결과의 선에 대해 무책임해지는 경향을 경계해야 한다. 의도가 선하다면 결과의 선을 위해 더더욱 숙고해야 한다. 진정으로 너를 위한다면 말이다.

누군가가 나의 자유를 빼앗는 것을 반가워할 이는 없다. 아이라고 다를 바 없다. 언젠가 부모가 된다면 아이에게 명령하는 부모가 아닌, 아이와 상의하고 설득하는 인내를 가진 부모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96 자연은 아이에게 약간의 불편을 겪게 한다. 이를 보상해주는 것은 그러면서도 아이가 느끼는 자유다. 아이에게 자유를 느끼게 하려면 아이가 스스로 불편을 격도록 내버려두어라 ... 철들 나이가 되면 사회에 종속되기 시작하는데, 개인적인 속박을 가해 그것을 앞당길 이유가 없다. 자유롭게 내버려둠으로써 마음껏 자기 몸을 움직이면서 아이가 느낄 행복을 생각해보라. 아이가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하려면 아이 혼자서 불편을 겪도록버려두라. 아이가 느끼는 자유가 그 불편함을 충분히 보상해줄 것이다.
97 큰 행복을 깨달으려면 작은 고통을 견뎌내야만 한다. 인간에게 가능한 행복의 실마리는 바로 거기에 있다. ... 고통을 겪어보지 못한 인간은 인간애의 감동도, 연민이 주는 즐거움도 알지 못할 것이다. 그의 마음은 어떤 것에도 감동받지 못하고, 사람을 잘 사귀지도 못할 것이며, 인간들 사이에서 인간이 아닌 일종의 괴물이 되어버릴 것이다.

경험이 쌓일수록 '자유'라는 가치가 얼마나 귀중한지를 느끼게 된다. 누군가 시킨 거대한 일보다 스스로 판단하여 해결한 작은 일이 더 스스로를 뿌듯하게 한다. 그렇게 언젠가부터, 자유와 행복은 결코 떨어질 수 없는 관계에 있음을 믿게 되었다.

루소는 말한다. 자유가 불편함을 보상할 것이라고. 이는 비단 어린아이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강요된 성과는 결코 자부심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스스로 자유롭게 판단하고 행동한 일만이 가슴속의 벅참을 샘솟게 한다. 그 과정에서 고통과 고난을 감당해야 할지라도 자유가, 자유가 그 불편함을 충분히 보상해주기 마련이다.

그런데 우리는 아이를 어떻게 대하는가? 불편함을 겪을 사이도 없이 지나치게 과잉보호하고 있지는 않은가? 한 인간으로서 자립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이를 위해서 과잉보호함으로써, 스스로 생각하고 극복할 수 있는 자유의 체험기회를 강탈하게 되는것은 아닐까? '행복'을 주는 '자유'를 위해, '고통'을 마땅히 감내해낼 줄 아는 '용기'를 갖춘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야말로 한 사람의 어른으로서 자립하게 되었다는 징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162 아이가 사회의 편견과 평판에 무관심하다면, 다시 말해 아직 허영심이 생기지 않았다면 경계해야 할 것은 게으름이다. 신체를 단련하고 직접 자기 손으로 일하는 습관을 갖게 하라. 반성과 명상에 대한 취미를 갖게 하라. 미개인의 게으름을 갖지 않으려면 아이는 농부처럼 일하고 철학자처럼 사고해야 한다. 신체 훈련과 정신 훈련이 항상 서로의 휴식이 될 수 있게 하는 것, 이것이 교육의 중요한 비결이다.
163 교육의 목표는 지식을 주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지식을 습득하는 법을 가르치고 그 지식이 갖는 가치를 정확히 평가하여 무엇보다 진리를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다.

루소의 교육론을 관통하는 중요한 구절이라고 생각된다. 우리가 교육을 통해 만들어내야 할 것은 과연 '생산자원'인가, 아니면 '자유롭고 행복한 인간'인가? 물론 전자도 무시될 수 없다. 사회라는 시스템의 각 요소에서 가치를 생산해내며, 경제적 자립을 이룰 수 있는 공동체의 구성원이 되도록 만드는 것도 교육의 중요한 몫이다. 그런데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이 소흘히되는듯 하다. 바로 '왜'다. 무엇을 위해 살며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를 스스로 자유롭게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정신이다.

무엇을 위해 살아갈지 스스로 성찰하고 판단할 수 있는 '사유의 힘', 그 무엇을 얻기위해 필요한 것들을 습득할 수 있는 '실용의 힘'. 우리 교육은 지나치게 후자의 가치에만 무게중심을 두고있는 것은 아닐까? 인간에 대한 연민과, 후손에 대한 책임을 담아, 우리 교육도 조금씩 선을 향해 자라나기를 기원해본다. 마치 에밀이 건강하고 자유롭게 자라나듯이.

[나가며]
한 아이의 성장을 담은 책. 한 인간의 성장을 담은 책. 아이와 어른 모두의 성장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몇 차례 다시 읽어본 후, 언젠가는 원저의 독서에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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