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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 모네 - 그래픽으로 읽는 클로드 모네 ㅣ 인포그래픽 시리즈
리처드 와일즈 지음, 신영경 옮김 / 큐리어스(Qrious)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1.'모네'라는 화가에 대한 다채로운 접근을 기대하는 분들께
2.한 사람의 화가를 보여주는 '인포그래픽'이라는 독특하게 재미있는 접근방식을 기대하는 분들께
3.가벼운 마음으로 인상주의와 모네에 대한 배움을 확장하기를 기대하는 분들게
[이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모네의 생애
2.예술가로서 모네의 삶
3.인간으로서 모네의 삶
4.모네의 작품세계
5.모네의 유명작에 대한 포인트별 해설
[이 책의 장점]
1.가독성:이미지를 적극 활용한 시각적 구성
'인포그래픽 모네'라는 책의 제목에 걸맞게 다양한 시각적 표현이 등장한다. 유명작에 대한 해설은 물론, 인용구와 연표마저도 풍부한 색감을 갖고 있다. 백내장에 걸린 모네가 바라본 색채를 병에 걸리기 전후로 비교하여 나타내기도 한다. 활자도 일반적인 방식으로 서술되지 않는다. 제목과 강조가 명확히 표현된 서술방식은 한눈에 페이지의 내용을 파악하게 한다. 매우 뛰어난 가독성을 갖추고 있다.
2.재미:보는재미, 읽는재미
이러한 인포그래픽 구성은 읽고 보는것만으로도 재미를 느끼게한다. 첫 페이지부터 후루룩 뒤로 넘기기 시작하면 형형색색의 색감이 눈에 들어온다. 다양한 도표와 그림, 명확한 통계와 삽화가 등장한다. 모네에 대한 배움을 넘어 그저 훑어보는 자체로도 재미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3.다채로움:모네에 관한 다채로운 이야기
이 책에는 모네의 작품에 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예술가로서의 삶, 인간으로서의 삶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모네의 작품세계에 영향을 준 세 가지 요소가 시각적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모네에 관한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재미와 지식을 모두 충족시켜줄 것이다.
[생각]
맹인모상(盲人摸象)이라는 말이 있다. 눈이 먼 사람이 코끼리를 만지듯, 단편적인 사실만을 바라보면서 전체를 이해하는듯 단정짓는 편협한 태도를 의미한다. 너무나 당연히도 일부를 보고 전체를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현명하지 못한 태도이다. 그런데, 전체를 보고 전체를 판단하는 것은 과연 언제나 옳을까? 하나의 사건은 무수한 인과가 중첩되어 있으며, 하나의 사물은 각각의 세부적 구성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을 외면한 채 일순간의 '전체적 상'만으로 무언가를 판단하는 것은, 맹인모상 못지않게 편협한 태도일지 모른다. 대상을 분명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적인 모습과 동적인 배경에 대한 깊이있는 탐구가 필요할 것이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것은 눈을 부릅뜨는 것이 아니라, 눈을 감고 손 끝에 감각을 모아, 코끼리의 온 몸을 호기심 마음으로 탐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럼으로써 '한 눈에 보이는 것' 너머의 무엇을 발견하고 깊은 넓은 이해를 이뤄낼 수 있을테니 말이다.
이 책 '인포그래픽 모네'를 읽으며 나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한 사람의 예술가를 향한 다발적 접근이다. 모네의 작품을 이해한다면 모네를 일정부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모네의 삶을 이해한다면 모네의 작품을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독서는 '인상주의'라는 모네의 단편만을 알고있던 나에게, 한 사람의 예술가를 이해하고, 한 사람의 인간을 이해하고, 그의 작품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게된 의미있는 경험이 되었다.
21 15세 무렵, 목탄 스케치로 마을에서 유명해지다. 모네의 스케치는 미술재료상의 가게 창문에 전시되어 "그림을 사는 사람이 자신의 마음에 들거나 안 들거나를 기준으로" 모네가 책정한 가격 -10프랑에서 20프랑 사이에 팔리곤 했다.
21 "내 어린 시절은 자유 그 자체였다. 나는 원래 길들여지지 않게 태어났다."
_클로드 모네, <르 탕>, 1990년 11월 26일자
44 "내가 루앙 성당과 런던 풍경을 비롯한 여타 그림을, 실물을 보고 그렸는지 아닌지는 남이 상관할 바도 아니고 하등 중요한 문제도 아니다."
_클로드 모네
모네라는 사람에 대해서 가장 강하게 든 인상은 '자유로움'이었다. 그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자신만의 표현방식을 포기하지 않았다. 좋은 벗들과 교류하며 자신의 방식을 완성시켜 나갔다. 자신이 바라본 세상을 자신의 방식대로 화폭에 담았던 그의 삶과 말들을 돌아보며, 나의 삶도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과연 세상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그 해석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떠올려 보았다. 그 인식과 표현은 거듭남의 가능성을 품고 있는지도 짚어보게 되었다.

60페이지 '그림의 해부학 #2'의 '산책, 양산을 든 여인'에 대한 해설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책에서는 '스냅사진'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정말이지 적절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은 영화가 아니니 당연히 순간을 포착하겠지만, 이 작품은 정말이지 '순간을 담은 그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그림을 볼 때는 '전체적인 상'만을 인식했지만 책의 설명을 따라가며 카미유의 드레스에 담긴 노란 반사광, 그림자, 휘날리는 치마, 역광들을 짚어보니 훨씬 강렬한 '인상'으로 다가왔다. 그림을 그리는 기술에 앞서, 모네의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얼마나 뛰어났는지 떠올려보게 되었다.
뛰어난 기술은 눈에 띄기 쉽지만 뛰어난 인식의 진면목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앞으로 하나의 작품을 바라봄에 있어서 그의 기술은 물론이거니와, 그가 세상을 어떻게 인식했는지, 그는 세상과 어떻게 마주했는지를 떠올려봐야겠다고 다짐한다. 또한 나 역시 일상을 벗어난 강렬한 자극을 쫓기보다는 소중한 삶의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고귀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눈을 갖춘 사람으로 살아가야겠다고 또 다짐한다. 그럼으로써 '삶의 의미'와 '삶의 재미'를 다채롭게 경험하는 유희를 누릴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시, 다짐한다.
[나가며]
저에게는 예술이 필요합니다. 여러분도 예술이 필요하신지요? 재미와 이해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유익한 독서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