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풀다 - 구글X 공학자가 찾은 삶과 죽음 너머 진실
모 가댓 지음, 강주헌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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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1.삶의 의미를 행복에 두고 그 구체적 방향성을 모색중인 분들게
2.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 것인가 대한 인문학적 질문을 품고있는 분들게
3.삶의 어려움을 마주하고 극복하고자하는 의지를 갖고있는 분들께
 
[들어가며]
어떻게 살 것인가.’ 누구나 그렇겠지만 삶의 방향성은 긴 시간동안 나에게 가장 중요한 화두였다. 그리고 어떻게를 풀기 위해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넓은 배움을 이어오기도 했다. 철학, 인지과학, 심리학, 생물학, 명상가와 종교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뛰어난 현자들의 지혜를 빌어 나름의 지적성장을 이뤄왔고, 그 과정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 책 행복을 풀다는 그렇기에 나에게 더더욱 의미있는 책으로 다가왔다. 구글의 엔지니어인 저자는 행복에 대해 지극히 독창적인 접근방법을 내세운다. 바로 구분과 분석, 구체화와 분해이다. 행복이라는 지극히 추상적인 주제 때문에라도, 지금까지의 관련서적은 구체성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이 많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 책은 공학자의 접근방식이 충분히 발휘되어 서술되었다. 그렇기에 명료하고 또렷하며 직관적이다.
 
물론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행복이라는게 그렇게 명료하게 정의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야?’ 나도 한편으로는 그렇게 생각한다. 흔한 고유명사와 달리 행복이라는 주관적 정서는 각자의 상상세계에서 다른 형태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그러나 그렇기에 나름의 주관적 정서로 정의될 수 있는 것이 바로 행복이기도 하다. ‘알랭 드 보통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에는 누군가의 누군가에 대한 사랑이 이렇게 표현된다. ‘나는 너를 마시멜로우 해.’ 그의 상상세계 속에서 그녀에 대한 사랑은 마시멜로우라는 언어로 발현되었고 이를 읽는 독자의 선택은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울림을 얻든지, 울림을 얻지 못하든지. ‘행복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각자가 각자의 방식으로 행복을 정의 내린다. 이를 받아들이는 독자의 선택은 역시 자유다. 그리고 나는 이 책에서 정의내리는 행복에 동의했다. 체계적인 부연과 논리적 전개에서 저자가 구성해낸 행복의 체계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물론 행복이라는 것이 이 세계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각자의 삶 속 각자의 상상세계에서 각자의 행복나무가 가지를 뻗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제시하는 행복의 체계는 충분히 빠져들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 이유는 이 책의 네 가지 장점 때문이다. 바로 명료성, 타당성, 일관성, 가독성이다.
 
첫째, 저자의 주장은 명료하다. 도입에서 제시한 행복방정식에서부터 분명한 소신을 제시하며 부연하는 문장들 또한 그렇다. 아마도 행복에 대한 깊은 성찰과 또렷한 확신이 있기에 가능한 표현방식일 것이다.
둘째, 작은 챕터에서부터 근 맥락까지 논리적 전개가 매끄럽다. 행복방적식의 제시에서부터 "6가지 환상-7가지 맹점-5가지 진실"로 이어지는 구성은 서로를 유기적으로 부연하고 있다. 각각의 챕터 역시 ‘so what?’으로 파고들며 논리적 맥락을 타고 흐른다.
셋째, 따라서 일관적이다. 행복이라는 큰 주제 아래 인간의 인식체계를 짚어보는 여정은 독자로 하여금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이도록 만든다.
넷째, 읽기에 편하다. 큰 틀에서의 구성도 일관되지만 저자의 문체 역시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다. 또한 문단의 덩어리마다 한 박자를 쉬며 간결한 핵심문장으로 앞서의 내용을 명료하게 요약, 정리한다. 긴 흐름의 마디마다 주의를 환기시키며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전반적인 소개는 이 정도로 마치고, 일부 인상적이었던 일부 내용을 짚어보기로 한다. 
 
[본문]
전반적인 흐름은 이렇다. 우리가 은연중에 품고있는 여섯가지 '큰 환상'을 해체하고, 뇌가 태생적으로 안고 있는 일곱가지 맹점을 짚어보며, 이 모든 지혜를 바탕으로 다섯가지 궁극적 진실을 향해 나아간다. 그 중 일부를 짚어본다.

1.생각

89 머릿속의 목소리라는 야수와 친해져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기회가 닿는 대로 차분히 앉아 머릿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관찰하는 것이다 '대사를 주시하기'라고 일컬어지는 기법이다. 순간순간 떠오르는 생각을 억누르지 마라. 오히려 그 생각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유심히 지켜보라. 어떤 생각이든 유심히 관찰하고, 그 생각을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다. 다만, 그 새악이 당신은 아니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생각은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법이다 당신이 힘을 부여하지 않는 한 어떤 생각도 당신을 지배하지 못한다.

어떤 분들인 이 구절을 읽고 떠오르는 단어가 있을 것이다. 바로 '마음챙김'이다. 명상에서 발전하여 MBSR, 또는 MBCT라는 심리 치료법으로도 발전한 바로 그 마음챙김이다. 나 역시 몇 해 전 이 명상을 알게되었고, 최근들어 적극적으로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나는 생각의 주체이지 생각 그 자체가 아니다. 생각을 있는 그대로 지켜봄을 통해 생각으로부터의 자유를 획득하는 것, 나아가 생각이 감정으로 이어지는 과정, 생각을 더 좋은 생각으로 대체하는 방법을 짚어보며 '생각'이라는 환상으로부터 벗어나기를 권한다.

2.지금, 여기

308 어떤 시간에 어떤 일을 하고 있든지 간에 인간은 현재에 충실할 때 확연히 더 행복하다
312 삶의 과정에서 우리는 필연적으로 존재(Being)와 행위(Doing)을 번갈아 반복할 수밖에 없다. 어느 쪽에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느냐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이 '존재' 보다 '행위' 에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한다
324 어떤 일을 하든 그 일에 온 정신을 집중하라. ... 당신의 머릿속에서 서성거리지 말고, 지금 여기에서 당신의 삶을 살아라.

우리는 모두 행복을 꿈꾼다. 그렇다면 언제 행복할 것인가? 어디에서 행복할 것인가? 저자는 바로 지금과 여기를 제시한다. 많은 현자들이 말해왔듯,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지 못한다면 어디에서도 행복할 수 없다. 행복은 현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고통은 필연적인 것이 아니냐며 반문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긴 고통과 일시적 성취를 통한 행복이 과연 우리에게 바람직한 삶일까? 성취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 역시 설렘과 행복으로 충만할 수 있다면? 칙센트미하이 교수의 '몰입'은 목표에 임하는 태도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현재의 과업에 충만하게 몰입함으로써 행복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과점에서만 일시적으로 행복한 것과 과정과 결과에서 연속적으로 행복한 것 중 무엇이 더 현명한 길인지는 자명하다. '행복의 풀다'의 저자는 있는 그대로의 존재를 강조하면서도, 생산적 행위에 임하는 태도 역시 함께 제시한다. '이제부터라도 삶이 당신에게 던지는 모든 경험을 고스란히 받아들여라. 단 하나라도 놓치지 마라.'라고. 존재와 성장, 모든 삶의 순간 속에서 온전하게 집중하기를 권한다.

[기억하고 싶은 구절]

210 당신이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게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 두가지는 있다. 하나는 우리의 '행동'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의 '마음가짐'이다
251 죽기 전에 죽는 법을 배워라. 이제는 두려움과 과감히 맞설 시간이다
310 인식은 점멸 스위치가 아니다. 인식은 불빛의 밝기를 조절할 수 있는 조광 스위치와 비슷하다. 불빛의 밝기를 높이면, 우리 인식력은 더욱 강화된다.

 [나가며]
저자에 따르면 행복은 외부에서 찾는것이 아니다. 행복은 바로 우리의 초기 상태다. 환상을 깨고, 맹점을 인정하고 보완하며, 진실을 인식함을 통해 우리안의 행복을 되찾을 수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행복을 향한 단순한 여행에 참여해보기를 권해본다. 나 또한 나의 인식이 완전하지 않음을 기억하고, 나의 세계관이 불완전할 수 있음을 인식하며, 진실을 찾아가고자 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럼으로써 긴 삶의 여정에서, 소중한 나의 순간들을 행복으로 채워나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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