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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테크 제로금리 사용설명서
매일경제 금융부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8월
평점 :
"부자가 되어야지!" 부푼 기대감을 안고 첫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지난 3월 즈음이었을겁니다. 주가가 바닥을 쳤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왔고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개미들의 공격적인 투자가 시작되었음이 알려졌죠. 위기는 곧 기회입니다. 팔랑거림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잔망스런 귀를 가진 저에게도 이 소식은 들려왔습니다. "그래, 투자를 해봐야겠다." 평생 수수료가 무료라는 유인나씨의 춤사위에 팔랑거리며 S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했고, 같은 그룹사의 대한민국 대표 전자회사 주식을 매수했습니다. 43000원 언저리였습니다. 몇 천원이 금새 벌리더군요. 기분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계좌에 파란불이 들어오자 이내 무서워졌습니다. 허겁지겁 약간의 손해를 보고 팔아버렸죠. 그것이 저의 첫 주식 거래였습니다. 이후 본격적으로 주식을 시작하며 제법 재미를 보았습니다. 네이버, 카카오, JYP같은 잘 알려진 주식을 매매하며 차곡차곡 수익을 쌓았죠. 자신감이 생겼죠. 초보치고는 꽤 괜찮은 투자자였습니다. 그것을 알게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일명 곱버스, 'kodex 200선물인버스2x' 입니다. 네이버 금융 페이지에서 거래량 상위에 랭크된 이 종목을 보고 호기심을 갖게 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지수가 하락할 때 수익을 얻는 상품이라니. 토론방에 들어갔더니 확신에 찬 대화들이 가득했죠. "거품이다", "실물경제가 무너지는데 주가가 이렇게 오르는 것은 비정상적이다", "조만간에 급격한 하락과 조정이 올 것이다", "빅 쇼트가 도래할 것이다!" 눈이 확 떠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가만히 있어서는 안될 것 같았습니다. 굳은 결심으로 즉시 매수에 돌입했습니다. 3개월에 걸친 긴 악몽의 시작이었습니다. 이제는 그 손실을 모두 회복했지만 떠나간 돈과 기회이익이 아쉬운 것은 사실입니다. 값진 수업료를 지불한 셈이죠. 공부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책 <코로나 재테크 제로금리 사용설명서>의 독서를 통해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곱버스는 달릴 수 없었구나."
책 <코로나 재테크 제로금리 사용설명서>는 코로나 시대의 재테크 전략을 다룬 책입니다. 그런데 재테크면 재테크지 굳이 코로나 시대의 재테크일 이유는 무엇일까요? 재테크에 관한 책은 많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시대에는 기존의 투자전략을 고수해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믿어온 삶의 원칙이 송두리째 뒤바뀌는 시대에 살고있기 때문입니다. 그 핵심이 바로 '유동성'입니다. '제로금리'가 불러온 결과죠. 저의 곱버스가 달리지 못했던 이유도 제로금리가 불러온 유동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책의 PART2는 주식투자와 관련된 내용이 담겨있는데요, '코로나 충격, 금융위기 때와 어떻게 다른가'라는 챕터를 통해 2020년의 코로나 충격과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비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코로나 충격때는 금융위기에 비해 주가가 급격하게 하락하고, 또 급격하게 회복하였다고 합니다. 외국인 자금 역시 규모와 속도 면에서 더욱 크고 빠르게 움직였죠. 시장에 풀린 풍부한 유동성 때문입니다. 제로금리는 이미 국제적인 추세가 되었고 광의통화를 뜻하는 'M2'는 2020년 3월 기준 3,000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역대 가장 풍부한 유동성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오늘은, 반드시 이를 염두에 두고 재테크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책은 '1부-위기의 법칙, 모든 상식이 깨지다'에서 코로나가 시장에 가져온 충격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특히 제로금리가 가져올 금융환경의 변화를 조명합니다. '2부-주식투자의 내일: 코로나를 역이용하라'에서는 코로나 시대의 현명한 투자전략을 짚어봅니다. 유망한 산업분야와 ETF상품을 살펴보기도 하죠. '3부-부동산 투자의 내일: 대박 꿈 계속될까'에서는 6.17 부동산 대책의 면면을 자세히 살펴보고 과거의 정부정책과 시장의 반응을 돌아봅니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부동산시장을 예측해보기도 하죠. 과거의 역사를 바탕으로 현재를 점검하고 미래를 점쳐본다는 점에서 가장 흥미로은 파트였습니다. '4부-제로금리의 기억, 선진국이 먼저 간 길'에서는 금융시장을 넘어서, 제로금리가 가져올 일상의 변화를 선진국의 사례를 통해 내다봅니다. 제로금리가 부동산 상승에도 깊이 관련되어있다는 사실이, 또 선진국들 역시 값비싼 부동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게 다가온 챕터였습니다. 요약하면, 코로나 시대의 특성을 고려한 재테크 전략을 담은 책입니다. 특히 주식과 부동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죠.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독자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시장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유용한 대중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동산에 투자하기에는 돈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당분간은 지금까지 해오던대로 재테크의 수단으로 주식투자에 전념하려고 합니다. 여전히 초보 투자가이지만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또 이번 독서를 통해 절절히 깨달은 원칙이 있습니다. 결국 돈이 몰리는 종목의 주식이 오른다는 사실입니다. 유동성이 공급되는 현장이죠. 투자를 복기하다보면 단순하게 생각해다면 더 큰 익을 올릴 수 있었던 상황에서 복잡하게 고민하다가 제 꾀에 걸려넘어졌음을 알아차리게 되는 때가 자주 있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기본에 충실하며 종목을 선정하고 투자전략을 세워볼 생각입니다. 한편 ETF에도 흥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당장 'KODEX 헬스케어'상품을 검색해보니 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더라고요. 유망한 섹터를 선별하여 투자함으로써 새로운 투자경험을 해볼 계획입니다. 그리고 미국의 경우에는 ETF가 굉장히 다양하더라고요. 클라우드 컴퓨팅, 로봇 및 인공지능, 글로벌 핀테크 등 다양하게 세분화된 펀드들이 운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개인의 철학을 반영하는 ETF도 있다는데요, 여성임원이 높은 기업들에 투자하는 여성평등 ETF, 가톨릭교 신념을 바탕으로 하는 ETF, 트럼프의 정치구호인 'Make America Great Agait'에 부합하는 기업들에 투자하는 ETF도 있다고 하네요. 금융상품에도 얼마든지 창의성이 활용될 수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참 흥미로운 이야깃거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