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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해석하지 않고 읽는 법 - 어떤 영문도 피할 수 없는 Reading Patterns 120
황준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9년 8월
평점 :
영어를 해석하지 않고 읽는 법이라니. 그 말이 그 말 아닌가? 영어를 해석해야 우리말로 풀어내고 내용을 이해함으로써 읽어낼 것 아닌가. 영어로 된 문장을 읽고, 한국말로 해석한 뒤, 의미를 이해하는 것. 우리가 영어독해를 할 때 흔하게 실천하는 구조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만큼 접근하기 쉽고 활용하기 편한 방법이기도 하다. 나 역시 이런 식으로 영어를 독해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이러한 방법은 한계가 있다. 문장 구조가 간단한 글을 읽을때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복잡한 구조로 이루어진 문장이나 문단을 읽을때면 독해의 속도와 이해의 정도는 확연히 떨어지기 시작한다. 어휘가 문제가 아니다. 어휘가 쉽더라도 구조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이해는 어려워진다. 단어와 숙어를 달달 외우는 것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래서 저자는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린다. '문장구조', '문장패턴'이 그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수험영어에 자주 등장하는 문법규칙, 즉 '문장을 만드는 조건'이 따로 존재한다. 이러한 규칙과 패턴을 연습하고 체화함으로써 단어를 보고 의미를 떠올리듯, 문장을 보자마자 맥락을 파악하는 경지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말한다.
<영어를 해석하지 않고 읽는 법>은 120가지 문장패턴을 담고 있는 문법책이다. 일반적인 문법책과 다른점이 있다면 철저하게 '문장'과 '읽기'에 중심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들어 '패턴14-'완료'가 아닌 '현재'에 주목하면 해석이 필요없다'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현재완료'라는 문법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여느 문법책처럼 완료, 경험, 계속, 결과를 암기하도록 권하지 않는다. '현재'에 주목하여 읽어내림으로써 자연스럽게 문맥과 맥락을 짚어내고 이해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한다. 책은 이처럼 '패턴6-구워 절을 단숨에 구분하면 해석이 필요없다', '패턴19-사소해 보이는 a를 찾으면 해석이 필요없다', '패턴35-순차 해석하는 관계부사를 찾으면 해석이 필요없다', '패턴36-사라진 주어와 be동사를 찾으면 해석이 필요없다' 등 120개의 패턴을 담고 있다. 이들 패턴을 이해하고 기억하고 체화함으로써 단숨에 문장구조를 파악하고 '해석'이라는 중간단계를 거치지 않으면서 빠르고 정확하게 영어문장을 읽어내릴 수 있음을 강조한다.
같은 문법이라도 살짝 관점을 비틀어보니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참 신기했다. 어떤 공부든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함을 확인하게 되는 요즘이다. 수험의 목적은 합격이지 공부가 아니다. 문법을 공부하는 목적 역시 문법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아닌 '영어를 잘 읽어내는 것'이다. 한 번의 독서를 통해서 그동안 쌓아온 문법지식을 점검하고 구체적으로 보완해볼 수 있었다. 앞으로 반복적 독서를 통해서 120개의 주요 패턴을 몸으로 익혀보려 한다. 개인적으로 복잡한 문장을 읽다보면 한 번에 눈에 들어오지 않아 두 세번씩 짚어봐야 의미가 짐작되는 경우가 잦은데, 이러한 점을 개선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120개의 문장패턴 뿐만 아니라 각 패턴마다 독해연습을 위한 문단 하나와 연습문제 2개씩도 함께 주어진다. 독해속도를 끌어올림으로써 각종 영어시험에서 성적향상을 기대하는 분들께, 영문법을 빠르게 점검하고 보완하기를 기대하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