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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이기적인 게 아니라 독립적인 겁니다 - 조금 불편해도, 내 소신껏
최명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월
평점 :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내 삶에는 '내'가 없었다.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었고 사회 통념상의 성취를 이뤄내길 바랐다. '좋아하는 것'의 목록은 황량했고 '해야 할 것'의 목록은 차고 넘쳤다. 기대와 의무에 따라 내 삶은 중심을 잃고 부유했다. '기쁨'보다 익숙한 것은 '압박'과 '불안'이었다. 같은 경험을 하더라도 잘 해낸 90%의 성공보다는 아쉬운 10%의 실패를 곱씹으며 후회하고 아쉬워했다. '지금 여기'에서 기뻐하지 못하고 '과거'를 후회하거나 '미래'를 불안해하며 맘편히 머무르지 못했다. 고통의 언저리에서 필연적으로 직면을 만났다. '시시한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나 다움'으로의 변화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습관적인 패턴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었다. 특히 이런 자기검열이 때때로 고개를 들며 스스로를 망설이게 했다. "이건 너무 이기적인 것이 아닌가?" 이번 독서는 그런 나였기에 더욱 의미있는 경험이었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소신껏 나다운 삶을 살아가라는 위로와 격려를 보내주었다. "당신은 이기적인게 아니라 독립적인 겁니다." 라고.
이 책 <당신은 이기적인 게 아니라 독립적인 겁니다>는 '자기다운 삶'을 권한다. 세상이 정해놓은 길을 따라 걷지 말고 스스로의 길을 직접 개척해나가기를 권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관계'를 중요시하는 우리나라의 분위기상 더더욱 그렇다. 가족을 위해, 친구를 위해, 회사를 위해, 모임을 위해 소신과 취향과 신념을 내려놓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이런식의 삶은 자기희생으로 이어지며 결국 스스로를 행복과 기쁨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 우리는 선택을 해야만 한다. 불편함을 피하기 위해서 삶의 주도권을 내어줄 것인가, 아니면 조금 불편하더라도 내 삶의 주인공으로서 살아갈 것인가. 저자는 이처럼 삶의 주도권을 획득하기 위한 5단계의 과정을 '높이뛰기'에 비유하여 제시한다. ‘준비 운동-도움닫기-발 구르기-공중 동작-착지’ 의 과정이 그것이다. 각 단계를 따라가며 자기독립의 이유와 목적, 문제점과 실천방법들을 제시한다. 자기독립의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문제들과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조심해야 할 부분들도 함께 안내한다.
50 그저 주어진 일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남들이 좋다고 하는 일을 하고, 남들이 안 하는 일을 피할 뿐, 자신이 진정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지금 마음이 어떤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저는 이를 '마음인식장애'라고 부릅니다.
54 나란 인간은 나의 조각가이면서 나로서 조각된 조각상입니다. 나 자신을 알아가기 위해서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심사숙고하는 것 못지않게 이런저런 상황에 맞닥뜨리면서 나를 시험해봐야 합니다. 새로운 상황에서야 새로운 나의 모습이 드러나고, 내가 나를 더 잘 알 수 있게 마련입니다. ... 나를 알아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흔히 자신을 설명할 때 객체로서의 자신만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이름, 성별, 키, 직업, 성격, 취미 등처럼 말이다. 물론 이들은 자신을 설명하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반드시 기억해야할 점이 있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나보다 더 큰 존재다. 객체로서의 '조각된 나'이기도 하지만 주체로서의 '조각가'이기도 하다. 나라는 조각을 조각하는, 의지를 가진 주체로서의 조각가다. 이를 떠올릴 때 우리의 시야는 확장된다. 더 이상 고정적 자기개념에 속박되지 않게된다. "내가 그렇지 뭐"같은 자조적 자기연민에 갇히지 않게 된다. 나는 더 나은 나로 성장할 수 있으며, 최악의 순간에 스스로를 돌볼 수 있다. 삶의 주체로서 그렇게 해야할 책임이 있다.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위해서 말이다.
79 자기 혁명은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선 절실함이 있어야 합니다. 통상적인 다른 해결 방법이 있다면, 혁명이 필요할 리 없습니다. 살아갈 희망이 없는 상태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돌파구가 필요한 것입니다. 여태까지 살아온 방식을 모두 버려도 좋다는 생각이 들 만큼 절실한 상태여야 자기 혁명에 다다를 수 있는 것입니다.
'뭔가 제대로 잘못되었다'고 자각했다면 스스로를 자책하며 인생을 비관하게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쩌면, 반가운 자기혁명의 기회가 찾아온 것일지도 모른다. '당위'와 '인정'의 늪에 빠져 스스로를 잃어버리며 살아온 것은 아닐까 의심하고 있는 분들께 권하고 싶다. 성장과 도약의 기회가 되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