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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티컬 씽킹 - 비즈니스에 날개를 달아줄 비판적 사고와 표현 기술 ㅣ 글로비스 MBA 시리즈 1
글로비스 경영대학원 지음, 하진수 옮김, 홍성수 감수 / 새로운제안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주기적으로 서평을 작성하기 시작한지 1년이 넘어가지만 나에게 글을 쓰는 일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작업이다.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다. 나를 부담스럽게 만드는 책은 오히려 나에게 큰 울림을 준 반가운 책이다. 영감과 재미와 성장의 씨앗을 거침없이 뿌려준 고마운 책이다. 생각의 텃밭 이곳 저곳에서 싹을 틔우는 아이디어의 뿌리는 영토의 경계짓기를 난감하게 만든다. 끝을 모르고 뻗어나가는 아이디어의 줄기와 가지는 공간의 경계짓기를 곤란하게 만든다. 생각의 경계를 지으려다 생각에 압도된다. 이럴 때의 마음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렇다. "이걸 대체 어디부터 시작해서 어디에서 끝맺어야 하나.." 글을 쓰다보면 생각이 정리된다. 하지만 글을 쓰기 위해서는 생각을 정리해야 한다. 흐름을 잘 탄다면 선순환이겠지만 자칫 정신을 놓았다가는 엉뚱한 곳에서 길을 잃게 된다. 그동안의 글들은 그 언저리 어느 지점에선가 나름의 언어로 표현되었던 것 같다. 다소 아쉽기도 창피하기도 한 글들을 공개할 수 있었던 것은, 오늘의 글이 '성장'의 '과정'이라는 믿음이 있었던 덕분이다.
그 '과정'의 어느 날, 마인드맵을 만난것은 정말이지 반갑고 고마운 일이었다. 핵심적인 키워드를 중심으로 개념과 생각과 감정과 성찰과 의지가 헤쳐모였다. 또렷한 실체가 없기에 갈피를 잡을 수 없었던 사유의 무더기가 흐릿하게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조심스레 경계가 그려지며 나름의 틀도 잡혔다. 마인드맵과 친해진 이후로 나의 생각도, 나의 글쓰기도 '일'로부터 '놀이'를 향해 조금씩 다가설 수 있었다.
'로지컬 씽킹'을 넘어 '크리티컬 씽킹'으로
27 논리적 사고(기법과 체제)와 올바른 사고를 위한 자세(마음가짐)를 갖춤으로써, 비즈니스에서 만사를 타당한 방법으로, 타당한 수준까지 사고하는 것을 실현하고자 한다.
이 책 <크리티컬 씽킹>은 '생각'에 관한 책이다. 당면한 문제에 맞서서 문제의 본질을 파고들며 현명한 해결책을 도출하기 위한, '제대로 사고하는 방법'을 담고 있다. 사실 이와 비슷한 주제의 책들은 이미 시장에 더러 출시되어 있다. 이른바 '로지컬 씽킹'이다. 논리적 사고는 중요하다. 주어진 조건 하에서 타당한 사고과정을 거쳐 최적해를 도출하는데 '논리'는 결코 빠트릴 수 없는 요소다. 하지만 일반적인 비즈니스 상황에서 정답은 하나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람마다 사고의 전제와 해석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중요한 것이 '객관성'이다. 저자는 '논리적 타당성'과 함께 '객관성'을 고려하는 자세가 중요하며, 이에 '로지컬 씽킹'을 넘어선 '크리티컬 씽킹'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크리티컬 씽킹의 뼈대, 세 가지 기본자세
31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몇 가지 테크닉만으로 반드시 좋은 결과를 거두는 것은 아니다. 자세(마음가짐)라는 뼈대가 제대로 잡혀야 비로소 테크닉의 진가가 발휘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크리티컬 씽킹의 구체적 방법론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크리티컬 씽킹의 세 가지 기본자세'부터 짚고 넘어간다는 것이다. '기술'에 앞서서 '태도'부터 다룬 것이다. 이 세 가지 중 하나가 바로 '자신과 상대의 사고 습관이 다를 수 있음을 의식하기'였다. 목적이 '내가 옳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면 이와 같은 전제는 필요 없다. 하지만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라는 것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언제나 나의 생각이 최선인 것은 아니며 심지어 편협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둠으로써, 열린 마음으로 상대와 이야기하게 되고 새로운 관점을 획득할 수 있다. "크리티컬 씽킹의 목적은 상대를 비판하거나 자신을 정당화하는 것이 아님을 기억하라."(p.35)는 저자의 말은 '열린 마음'의 중요성을 분명하게 기억하도록 만들었다. 때때로 감정이 치우쳐 편협해지곤 하는 나에게 '무엇이 진정으로 중요한지' 알아차리며 되새기도록 만들었다.
이 책의 장점: 능동적 읽기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능동적 참여'이다. 분명하게 나눠진 목차, 구체적인 실전 사례들, 챕터별 실전테스트, 챕터별 요약, 최종 실전테스트 등의 연습 기회는 독자로 하여금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독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실시간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기분좋은 느낌은 오랜만에 경험해본 독서의 기쁨이었다. '크리티컬 씽킹의 세 가지 기본자세' 중 또 하나가 바로 '목적을 늘 의식하기'다. 이 태도는 책의 저술에도 일관되게 적용되었다고 느꼈다. 구조화된 서술 체계는 독자의 이해와 몰입을 높였다. 분명하고 흥미로운 읽기였다.
나의 '분명한 생각'을 위하여
26 핵심은 문제가 눈앞에 닥쳤을 때 곧바로 답을 내지 말고, 차분히 문제의 본질을 파고들어 사고하는 것이다. 달리 표현해, 타당한 방법으로 타당한 수준까지 사고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머릿속에 안개가 낀듯한 느낌을 받았던 시절이 있다. 생각의 촛점을 맞추는 방법을 상실한 듯한 느낌은 스스로를 작아지게 만들며 자존감과 자신감을 곤두박질치게 했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나름의 극복을 이뤄낸 지금, '생각'은 나에게 있어 '분명한 생각'은, '실용'보다는 '기쁨'과 더 가까이 있다. 크리티컬 씽킹의 세 가지 기본자세와 세가지 방법론을 체득할 것을 다짐한다. '분명한 생각'이 열어줄 풍성하고 지혜로운 삶의 가능성을, 그 모든 과정 자체에서 만날 기쁨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