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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읽어주는 남자 - 어려운 경제, 알기 쉽게 설명한다
김광석 지음 / 더퀘스트 / 201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어려운 것을 어렵게 설명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어려운 것을 쉽게 설명하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그런 사람을 우리는 '고수'라고 말한다. 경제,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정말이지 낯설고 어려운 영역이다. 동시에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에, 기회만 닿는다면 제대로 배워서 가계경제와 일상의 삶을 풍요롭게 가꾸는데 활용하고 싶은 '기술'이기도 하다. 문제는 역시 어려운 것은 어렵다는 것이다. 야심차게 경제기사나 칼럼, 팟캐스트, 영상들을 꺼내 보다가도 어느새 머리에 과부하를 느끼며 책을 덮고 창을 닫기 마련이다.
이 책 <경제 읽어주는 남자>는 '어려운 경제, 알기 쉽게 설명한다'는 부제를 달고 있다. 경제를 배우고자 하는 '보통의 사람들'을 위해 쓰여진 대중서다. 경제공부를 위한 핵심 경제상식을 체계화하여 친절한 해설과 직관적 서술로 풀어낸다. 평소 경제를 공부하고 싶었지만 엄두를 내지 못해왔던 분들께, 특히 생활과 밀착된 경제현상에 대해서 흥미를 갖고있는 분들께 흥미로운 배움의 시간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느낀 이 책의 장점은 3가지다. '직관적 해설', '삶과 맞닿은 이야기', '단계적 구성'이다.
첫째, '직관적 해설'이다. 저자는 학술적 이력은 물론이고 강연과 강의에 있어서도 풍부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인지 개념에 대한 해설들이 모호하지 않게, 직관적으로 와닿았다. 이를테면 금리와 물가의 관계를 풀어내는 과정에서 '금리=돈의 가치', '물가=물건의 가치'로 간결하게 개념화화하고, 생수가격 변동에 따른 '돈의 힘'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를 통해 맥락을 잡게 하며, 결과적으로 '금리와 물가는 반비례한다'라는 명제를 이끌어내는 식이다. 책의 전반에 걸친 직관적 해설은 낯설고 골치아픈 개념들을 수용하고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둘째, '삶과 맞닿은 이야기'다. 경제를 공부하려는 많은 이들이 '재테크'를 포함한, 일상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다. 이 책은 다양한 국내외적 사례를 담고 있다. FTA와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남북관계 개선이 국내경제와 기업에 미치는 영향, 고령화와 실업문제 등이 그것이다. 통계와 도표를 통해서 이해의 깊이를 더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발간일인 2018년 9월 현재의 경제 현황을 다방면에서 다루고 있는 점이 좋았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기조를 풀어낸 챕터는 평소 궁금해왔던 정책의 목적과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반가웠다.
셋째, '단계적 구조'이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경알못을 위한 최소한의 경제 상식'에서는 말 그대로 경제의 이해를 위한 기본적 상식을 설명한다. 2부 '경제 보는 눈을 키워주는 핵심 과외 13강'에서는 금리, 무역, 환율, 4차 산업혁명, 부동산, 가계부채 등 경제를 이해하기 위한 핵심 키워드를 이론과 사례를 통해서 풀어낸다. 3부 '2019년 경제 전망'에서는 '역전세난', '늘어나는 자영업자', '남북경협'등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문제들에 대한 예상과 전망을 이야기한다. 그 중 알짜배기가 2부이다. 2부의 모든 키워드들은 '일반론+응용학습'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에 쉽고 친절하게 개념을 풀어낸 다음, '응용학습'으로 넘어가며 구체적 사례와 통계를 바탕으로 현실의 문제를 풀어낸다. 쉬웠다가 점진적으로 어려워지는 구조다. 교과서에서 현실로 이어지는 구조다. 배움과 흥미를 깊게하는 알찬 구조라고 생각되었다.
책의 204페이지에는 '남북경협 관련 주목받는 기업들'이라는 제목하에 광물자원, 통신, 건설 등 각 분야별로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들이 나열되어 있다. 호기심이 동한 나는 이들의 주가를 검색해 보았다. 이 흐름을 예측할 수 있었던 사람들은 돈을 벌었을 것이다. 금리도, 부동산도, 4차 산업혁명도, 플랫포마이제이션도 마찬가지다. 경제전반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변수들의 역할을 이해하며, 작은 날개짓이 불러올 큰 변화를 꿰뚫어볼 수 있는 사람이 시장의 달콤한 과실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꼭 돈을 벌기위해서가 아니더라도 '경제지표를 읽어냄으로써 큰 그림을 꿰뚫어보고 다가올 변화를 예측하는 사람', 일단 멋지지 않은가? 경제를 더욱 잘 알고 싶어지는 독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