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제 풀 수 있겠어? - 단 125개의 퍼즐로 전세계 2%의 두뇌에 도전한다! 이 문제 풀 수 있겠어? 시리즈
알렉스 벨로스 지음, 김성훈 옮김 / 북라이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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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흔적들로부터 번뜩이는 영감을 얻어낸다. 흔적은 단서가 되고, 단서는 열쇠가 된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무심코 지나칠법한 일상의 흔적들로부터 현장을 재구성하고, 끝끝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내는 뇌섹남. 셜록. 그 모습을 보고 있자면 보는 사람도 마음이 짜릿해진다. 그리고 마음 한켠으로는 '동경'도 싹을 틔운다.  "나도 저렇게 멋진 해결사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현대의 인지과학은 '뇌가소성'이라는 뇌의 성질을 밝혀냈다. 뇌는 청소년기 까지만 발달한다는 통념과 달리, 평생에 걸쳐서 뇌는 변한다. 변화의 방향은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다. 많이 사용하는 부위는 성장할 것이며 사용하지 않는 부위는 기능이 저하될 것이다. 문제는 우리의 삶이 대부분 '습관'에 의해서 좌우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늘 사용하지 않던 부위는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자연스레 위축되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는 이렇게 말하게 될 것이다. "나는 그런거 못해."

못하던 그런걸 잘하는 그런걸로 만들기 위해서는 연습이 필요하다. 서툴고 피로할지라도 거듭하여 시도하고 연습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뇌는, 우리의 능력은 조금씩 조금씩 성장할 수 있다. 문제해결능력 또한 마찬가지다. 양질의 문제를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멋진 해결사를 향해 한걸음 한걸음씩 다가설 수 있다.  

그런 이들을 위해 유용한 책이 나왔다. <이 문제 풀 수 있겠어?>는 지난 2,000년 동안 출제되었던 퍼즐 중 125편을 엄선한 퍼즐 모음집이다. 논리, 기하학, 실용, 소품, 수학이라는 다섯개의 주제아래 개성있는 문제들을 담았다. 특히 '스토리텔링' 형식을 취하여 딱딱함을 벗어났다. 때때로 저자는 문제의 뒤에 재치있는 힌트를 던지며 흥미를 유발하기도 한다. 퀴즈를 대하는 저자의 어린아이같은 호기심과 흥미가 그대로 담겨있다.

개인적으로 체감한 난이도는 꽤 어려운 편이었다. 워낙 이런쪽이 취약하기도 하지만 상대적으로 더 그렇게 느껴졌다. 논리문제는 그럭저럭 풀어 나갔지만 기하학 문제에서는 뇌가 성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긴 시간을 들여다보다가 책을 덮고 한숨을 쉬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조금씩 시야를 넓히며 단서를 포착해나가는 과정에서 얻는 기쁨은, 충분히 그 고통을 감당할만하게 만들었다.

뇌섹남이 되고자 했지만 아직은 그냥 뇌남인 것 같다. 부지런히 풀어나가야 겠다. 그러다보면 기하학 바보인 나의 뇌도, 언젠가 멋진 공간지각능력을 가질 수 있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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