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슬기로운 감정생활 - 일, 관계, 인생이 술술 풀리는 나쁜 감정 정리법
이동환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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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 감정 때문?
"넌 너무 감정적이야.", "나한테 무슨 감정있어?" 이처럼 우리는 흔히 타인의 '감정'을 부정적으로 인식한다. 이는 비단 타인의 감정을 향한 시선에만 그치지 않는다. "나는 왜 이렇게 감정적일까?" 라고 곱씹으며 내면의 감정을 미워하고, 감정으로부터의 도피를 갈망하기도 한다. 그런데 과연, 우리의 감정은 우리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존재일까? 없애버려야 할 나쁜 대상일까? 소멸시켜야 할 '악'일까?

감정, 소중한 신호
275 우리에게 불안, 분노, 슬픔, 우울과 같은 부정적 감정이 일어났던 것은 마음이 보내는 일종의 신호였다. ... 부정적 감정은 '나 자신에게 소중한 대상 그리고 소중한 자신의 삶'을 다시 한 번 돌아보라는 신호이기도 하다.
 우리는 감정을 통해서 자신의 마음을 다시 돌아보고 자신과 더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그런 과정에서 감정을 이해하고 공부하게 된다. 또 삶을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저자의 견해에 따르면 감정은 악이 아니다. 오히려 반가운 신호다. 두려움이 위험을 대비하게 만들듯, 감정은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일깨우고 행복을 향해 나아가도록 만든다. 내면의 진실한 목소리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과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돕는다. 신호는 죄가 없다. 문제는 신호에 대한 우리의 반응이다. 고맙고도 반가운 신호를 오해함으로써 외면하고 부정하고 도피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행복으로부터 멀어지게되는 것이다.

친절한 감정 활용법
이 책 '나의 슬기로운 감정생활'은 이러한 감정에 반응하는 슬기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감정이란 무엇인지 설명하고, 일반적인 감정반응을 짚어보며, 감정을 슬기롭게 다루기 위한 마음과 몸의 기술들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이 '가독성'이었다. 친절한 예시와 매끄러운 문장 덕분에 처음부터 끝까지 막힘없이 읽어나갈 수 있었다. 풍성한 내용과 실용적 처방도 좋았다. 감정에 대한 핵심적이면서 직관적인 해설이 이해를 도왔고, 일상의 현실에서 적용 가능한 실용적 처방들을 짚어보는 과정에서 당장의 적용과 시도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스스로 '감정적'이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독자분들께 새로운 눈으로 감정을 바라보고 환영하는, 반가운 전환을 이뤄낼 수 있는 유익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명상X메타인지, 감정을 알아차리기
70 메타인지는 '더 높은 곳에서 느끼는 초월적 인지'다. 한마디로 말해 사람만이 갖고 있는 '특별한 알아차림'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 바로 이것이다.

264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 것부터 낙관성 훈련까지, 거의 모든 방법들은 처음에 '자신의 감정을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런데 '메타인지'도 훈련을 통해서 점점 숙련될 수 있다. '메타인지'를 잘하기 위한 훈련은 무엇일까? 바로 '명상'이다.

문제는 감정이 아니다. 감정에 대한 우리의 반응이다. 그렇다면 감정에 기계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감정을 다룰 수 있는 주도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감정을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인식'할 수 없는 대상을 다룬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소 불현듯 들이닥친 감정에 무기력하게 휘둘리던 사람에게 '감정을 인식하라'는 이야기는 정말이지 난감하게 들릴 것이다. 이 때 유용한 방법이 있다. 바로 '명상'이다. 굳이 가부좌를 틀고 향을 피우며 경건한 마음을 갖지 않아도 된다.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은 '지금 여기'에서 누구나 즉시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이다.

방법을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편안하게 앉아서 일정 시간동안 '호흡'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불현듯 딴 생각에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때 실망할 필요는 없다. 딴 생각의  순간이야말로 내면의 힘을 키울 기회다. '딴 생각에 빠져있음'을 자각했다는 사실이 '메타인지'가 작동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딴 생각을 자각했다면 부드럽게 다시 호흡으로 주의를 되돌리면 된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될수록 내면의 자각력 또한 점점 더 성장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감정을 다루기 위한 첫 걸음인 '자각'의 힘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심신의 편안함을 이끄는 감사일기
270 롤린 매크로티 박사는 실제 사람들의 생리적 상태를 측정하면서 어떤 순간에 몸과 마음이 가장 편안한 상태가 되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휴식을 취하거나 명상하고 있을 때보다 심신이 더 편안해지는 순간은 마음 속 깊이 '감사함'을 느낄 때였다. 즉 감사함을 느끼는 것은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작년부터 시작한 '감사일기'는 내 일상의 많은 부분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오프라 윈프리'의 사례에서부터 시작해서, 누구나 한 번쯤 흔하게 들어봤을 것이다. 너무 흔하게 언급되기에 사소해 보일지 모른다. 나 역시 스스로 작성해보기 전까지는 대수롭지 않게 여겨오곤 했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하면서, 바쁜 일정 때문에 감사일기를 건너뛰었을 때의 마음상태를 비교하고 그 효과를 깨닫게 되면서, 가급적이면 매일같이 하루의 감사한 일을 적어오고 있다. 나의 깨달음은 '관점'이었다. 나는 오래도록 '부정적 사건'에 주목하며 살아왔다. 타인과 나를 비교하며 열등감을 느끼고 행운보다는 불행에 주의를 빼앗겼다. 그럴수록 나의 마음도 부정적 감정으로 채워졌다. 하지만 감사일기를 쓰기 시작하면서 나의 하루에 고마운 일들이 적지 않게 숨어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전혀 당연하지 않게 주어질 수 있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나에게 미운짓을 하는 어떤 사람에게서도, 그 이전의 고마웠던 일들을 기억하게 되었다. '무조건적 긍정'이 아닌 '사실의 이해'를 통해, 마음의 색깔을 한결 다채롭게 채워나갈 수 있게 되었다.

이번 독서는 '관점'을 넘어 '심신의 편안함'을 기억하게 만들었다. 몸과 마음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기억하며, 마음의 건강을 통해 몸의 건강도 돌볼 수 있도록, 앞으로도 꾸준히 감사의 마음을 적어내릴 계획이다.

소중한 신호와 함께하는 삶
책에는 이 밖에도 마음의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불안, 우울증, 낙관성 등의 테스트가 담겨있다. 감정을 자각하고 슬기롭게 다루며, 나아가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돌보기 위한 다양한 기술들이 제시되어 있다. 하나한 체화함으로써 내 안의 소중한 벗인 감정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오래도록 감정을 부정하고 회피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부정적 감정으로부터 도망친다면 긍정적 감정들 또한 함께 멀어져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감정과 함께하기로 했다. 아니, 감정을 소중히 여기기로 했다. 나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소중한 '신호'인 감정, 그래서 역시나 소중한 '감정'.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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