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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제1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3판 ㅣ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자살가이드, 형제 C(예술가),K(택시), 세연(유디트), 미미, 홍콩 여자
다비드 <마라의 죽음>
클림프 <유디트1>
들라크루아 <사르다나팔의 죽음>
85 "갑자기 신이 나는 거 있죠. 내게 인생이란 제멋대로인 그런 거였어요. 언제나 내 뜻과는 상관없는 곳에 내가 가 있곤 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달라요." 미세하게 들뜬 유디트를 바라보면서 나는 다시 한번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 그녀는 이제 더이상 입에 추파춥스를 물고 있지 않았다. 마치 컴퓨터를 처음 배우려는 학생처럼 내 노트북 화면에서 눈을 뗄 줄 몰랐다. 130 "두려움은 흔히 혐오의 외피를 쓰곤 하죠. 자전거를 배우려면 쓰러지는 쪽으로 핸들을 꺾어야 해요. 그리고 힘차게 페달을 밟으면 되죠." 158 같은 소재를 삼류 화가가 그렸다면 아마도 사르다나팔이 자기 머리를 두 팔로 감싸며 비통해하는 것으로 묘사했을 것이다. 들라크루아는 알고 있었으리라. 죽음을 주재하는 자의 내면에 대해서 말이다. 161 왜 멀리 떠나가도 변하는 게 없을까. 인생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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