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성교육 상식사전 - 행복한 사춘기를 위한 깊고 넓은 성 지식, 개정판
다카야나기 미치코 엮음, 남동윤 그림 / 길벗스쿨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와 성별이 다른 아이를 키우다 2차 성징이 나타날 시기가 되면 성교육으로 인한 고민이 생기게 된다. 내가 알고 있는 성지식은 짧고 단편적이며 아무래도 어느 정도의 지식을 알려줘야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음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물론 성교육을 명쾌하게 받고 자라지 못한 세대인 내가 같은 성별의 자녀를 키운다고 해도 성교육이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일 것 같지만 말이다.

내가 아이와 비슷한 시기에 받은 성교육이란 매우 비루했던 듯 하다. 남녀를 나눠서 각각 다른 공간에서 뜬구름을 잡는 듯한 모호함 그 자체의 성교육은 '성'이란 저렇게 비밀스럽고 숨겨야하는 대상이며 무엇인지 모를 죄의식으로 귀결되는 것. 

그런 나이다 보니 아이의 성교육에 대해서도 무엇을 말해줘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성교육을 해야할 시기만 점점 늦춰진 것 같다. 배우자와, 내 친구들과, 아이 친구 엄마들과 함께 성교육에 대해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는 사이 아이는 훌쩍 자랐고 정말 성교육이 꼭 필요한 시기가 된 듯 하다. 부랴부랴 여러 자녀 성교육 강의도 들어봤고 여러 책도 찾아봤지만 딱 떨어지게 마음에 든다 싶은 정보는 찾지 못했다. 


이럴 때 만나게 된 책이 바로 이 성교육 상식사전이다.


사춘기에 접어든 초등 고학년 아이에게 성은 궁금하고 흥미로운 주제이지만 부모에게 질문하기도 어렵고 바로 대답해줄 수 있는 어른도 없으며, 까딱하면 또래들끼리 잘못된 성지식을 공유하기 쉽다. 이 책은 무언지 모를 부끄러움으로 회피하다가 죄의식이나 수치를 가지게 하지 않고 정확하게 표현하고 설명함으로 성에 대한 바른 가치를 가지도록 돕자는 생각이 전반을 관통하고 잇다. 사춘기 몸의 변화, 생명의 탄생, 사춘기 마음의 변화, 몸과 마음의 주인공 되기로 이뤄진 총 4개의 장에서는 제목 그대로 사전처럼 찬찬히 설명하고 있고 이를 통해 아이들이 성에 대한 올바른 개념을 정립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성교율을 고민하는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와 궁금증을 지닌 초등 고학년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상처받지 않으면서 나를 지키는 교사의 말 기술 - 당당하게 학부모와 마주하기 위한 민원 대응법 36 성효 쌤의 교사 멘토링 1
김성효 지음 / 빅피시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심각한 교권침해를 겪은 해가 있었다. 학부모로 인한 교권침해 피해는 엄청난 트라우마를 만들어서 지금도 나를 종종 괴롭힌다. 다짜고짜 받은 '선생님, 전화주세요'같은 문자에 가슴이 뛰고 학생들의 하루를 복기하며 교무일지를 뒤적여본다.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걸면 별 일이 아님에 가슴을 쓸어내리고 요즘 교사들은 학생들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들에게 문자 예절까지 가르쳐야 하나 자조섞인 푸념을 하곤 한다.

 다행히 올해 학부모와 학생들은 나와 잘 맞는지 아직까지 큰 일은 없다. 문제는 나의 트라우마를 만든 것 같은 일이 언제 또 일어날지 모른다는 것과 이 모든 일이 학년도가 시작하기 전 한 번의 뽑기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어떤 해에는 괜찮다고 소문난 학년에서 우리 반만 험난한 한 해일수도 있고, 잔뜩 긴장하고 간 학년에서 아무 일 없이 한 해를 보낼 수도 있다. 진짜 힘들다 소문난 학생이 있었는데 나를 만난 해에는 잠잠할 수도 있고, 어떤 해에는 문제가 하나도 없을 것 같았는데 서로 다른 반끼리 섞이면서 희한한 시너지를 내기도 한다. 나의 한 해가 단순히 운으로 결정되는 이런 일을 매년 겪다보면 반을 뽑는 시기에는 잠을 설치고 악몽을 꾸기도 한다.

 저자의 글은 사실 이미 알고 있는 것들로 이뤄져 있다. 단지 이제는 전처럼 내가 무능해서 나만 겪을 수 있는 일이라는 오해와 착각으로 괴로워하지 않고 저자같은 관리자, 교육청, 변호사, 노조 등의 도움과 매뉴얼이 있다는 점에서 위로가 되었다. 혼자 끙끙 앓을 때, 주변에서 수군수군 나를 향해 떠들어 댈 때의 괴로움은 학부모에게서 당한 교권침해보다 더 나를 괴롭혔었는데 이제는 내 잘못이 아니라 함께 얘기해 줄 사람이 조금 더 생긴 것에서 위로를 받았다. 

 언제 어디에서 교권침해를 당할 수 있고, 학부모나 학생에게서 괴롭힘을 당할 지 모른다. 이제 교사로 살아온 시간보다 교사로 살아갈 나날이 더 짧은 지금 책에서 힘을 얻고 남은 시간을 더 단단하고 건강하게 지내야겠다. 이 책은 정서적 아동학대가 부모들의 무기처럼 변질된 이 시기에 미성년자를 상대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고 싶은 말이 많고요, 구릅니다 - 휠체어 위의 유튜-바, 구르님의 유쾌하고 뾰족한 말 걸기
김지우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리고 장애가 있는 여자들의 이야기가 많아지면 좋겠다는 붉은 띠지와 구르님의 사진이 눈길을 끌었던 책, <하고 싶은 말이 많고요, 구릅니다>는 단숨에 읽히는 글이었다. 장애인, 소수자, 무언가 도움을 받아야 하는 이가 아니라 평범한 젊음이 화사하고 자기 주장 강한 청년 그 자체인 사람. 청소년의 놀이 문화인 다꾸처럼 휠체어를 꾸미고 연애를 하고 영화를 보고, 나이듦에 두려워하는 평범함을 지닌 사람. 구르님의 담담하고 뾰족한 이야기를 읽다보니 편견이 없는 것 같았던 나 역시 굉장히 편견 덩어리가 아닌가 해서 많이 반성하게 되었다.


나의 경우에는 구르님의 어머니 이야기가 가장 공감이 되었는데 이유는 아이가 아팠을 때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휠체어를 밀면서 받았던 시선과 일정 부분은 안고 살아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질병을 보면서 절망했던 그 때가 파노라마처럼 그려졌다. 구르님의 어머니께서 치료에 집중하셨던 이유도 너무 잘 알 것 같고, 병원에서 사귄 어머니들과의 소통도 이해가 되고 무엇보다 내 아이를 위해 싸움꾼이 되는 것도 너무 공감이 갔다. 구르님의 장애는 극복하고 없애는 것이 아니라 안고 가꾸며 살아야 하는 것이지만 부모된 입장에서 쉽지 않으니까.


책을 읽다보니 관심이 생겨 구르님의 유튜브도 찾아보았다. 똑부러지고 당당한 그를 보며 역시 책에서 만난 그가 맞구나 했다. 유쾌하고 뾰족해서 매력적인 구르님이 건강하고 당당하길, 그리고 이동할 때 힘들지 않게 장애인의 교통권이 보장되는 우리 나라이길 바라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팜 수학편 1: 숫자 농장 팜 수학편 1
홍지연 지음, 지문 그림 / 길벗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딩에 대해 관심이 많은 아이가 몇 권 시리즈로 가지고 있는 책이 바로 팜 과학편이다. 그리고 이번에 새로 접하게 된 수학편의 1권. 팜 시리즈는 가볍게 읽으면서 코딩에 대해 흥미를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코딩 입문 전 흥미를 가지게 해주는 책이라 볼 수 있다. 엔트리, 스크래치, 파이썬 같은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방법이 아니라 그런 코딩이 어떤 과정의 논리 과정을 거치는가를 잘 보여주는 책이 바로 이 시리즈의 책들인 것 같다. 사실 학교에서 코딩을 배우게 하는 것은 모두를 SW 개발자를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코딩을 경험하면서 순차 구조를 체득한다던가 알고리즘을 사고하는 것에 활용하는 등에 도움이 되기 위함이 아닌가 하는데 이 책이 바로 언플러그드 SW 교육 그 자체가 아닌가 싶다.

쌍둥이 형제들이 숫자 농장의 비밀과 저주를 풀어 나가는 과정이 책의 줄거리이다. 중간중간 미션이 주어져서 그림도 그리고 문제를 수행하면서 코딩과 관련된 용어나 코딩에 대한 개념도 익힐 수 있었다. 어쩌면 어려울 수 있는 낱말들과 다양한 원리를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험 이야기 구조에 잘 녹아들어가 있어서 어렵게 느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어 좋았다. 

주 가볍게 쓱 읽으면서 코딩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데 도움이 될만하다. 초등학고 중학년 정도 학생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희들에게 가는 따뜻한 속도 - 삶에서 실천하는 교육 이야기
김병재 지음 / 비비투(VIVI2)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임 발령을 받고 첫 해 학생들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냈었다. 40명 넘는 아이들에게 다른 내용의 편지를 쓰려고 12월 초부터 카드를 고르고 하루에 2~3명씩 고민해서 카드를 쓰고. 학교 일이 손에 익지 않아 벅차 하면서도 그 해 이 카드를 쓰면서 참 행복했었다.


김병재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서 그 때의 벅참과 설렘이 느껴져 기분이 좋았다. 처음 이 책이 편지글로 구성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하고 글읽기를 시작했는데 무려 27편의 편지글이 실려 있었다. 교사로, 학생으로, 함께, 삶으로 걸어가며 쓰신 편지글이 제목 그대로 따뜻하고 삶이 묻어나 있어 읽는 내내 집중하여 글을 읽을 수 있었다.


글에서 가장 마음에 남는 이야기는 웃음이 이야기였다. 어른이 된 이후 누군가의 부름에 즉각적으로 부응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는데 글을 읽으면서 작은 부름에도 즉각적으로 반응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가장 소중한 일이 될수도,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가장 아픈 상처가 될수도 있으니까. 근무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내가 맡은 일의 양이 늘어나서 반응 속도는 조금씩 떨어지기 마련인데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아이들의 요청과 부름에는 최대한 빨리 반응해줘야겠다는 다짐을 해 보았다.


이 글을 읽으며서 학생들의 마음을 두드리는 저자의 자세를 닮고 싶고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태도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 역시 따뜻한 속도로 아이들에게 다가가야겠다는 의지를 가지게 해준 좋은 책이었으며 번아웃으로 힘드신 선생님들과 곧 학생들과 함께 호흡할 예비 교사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