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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말이 많고요, 구릅니다 - 휠체어 위의 유튜-바, 구르님의 유쾌하고 뾰족한 말 걸기
김지우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평점 :
어리고 장애가 있는 여자들의 이야기가 많아지면 좋겠다는 붉은 띠지와 구르님의 사진이 눈길을 끌었던 책, <하고 싶은 말이 많고요, 구릅니다>는 단숨에 읽히는 글이었다. 장애인, 소수자, 무언가 도움을 받아야 하는 이가 아니라 평범한 젊음이 화사하고 자기 주장 강한 청년 그 자체인 사람. 청소년의 놀이 문화인 다꾸처럼 휠체어를 꾸미고 연애를 하고 영화를 보고, 나이듦에 두려워하는 평범함을 지닌 사람. 구르님의 담담하고 뾰족한 이야기를 읽다보니 편견이 없는 것 같았던 나 역시 굉장히 편견 덩어리가 아닌가 해서 많이 반성하게 되었다.
나의 경우에는 구르님의 어머니 이야기가 가장 공감이 되었는데 이유는 아이가 아팠을 때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휠체어를 밀면서 받았던 시선과 일정 부분은 안고 살아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질병을 보면서 절망했던 그 때가 파노라마처럼 그려졌다. 구르님의 어머니께서 치료에 집중하셨던 이유도 너무 잘 알 것 같고, 병원에서 사귄 어머니들과의 소통도 이해가 되고 무엇보다 내 아이를 위해 싸움꾼이 되는 것도 너무 공감이 갔다. 구르님의 장애는 극복하고 없애는 것이 아니라 안고 가꾸며 살아야 하는 것이지만 부모된 입장에서 쉽지 않으니까.
책을 읽다보니 관심이 생겨 구르님의 유튜브도 찾아보았다. 똑부러지고 당당한 그를 보며 역시 책에서 만난 그가 맞구나 했다. 유쾌하고 뾰족해서 매력적인 구르님이 건강하고 당당하길, 그리고 이동할 때 힘들지 않게 장애인의 교통권이 보장되는 우리 나라이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