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유형의 극심한 수면병 /불면병에 걸렸으나 살아남은 환자들 가운데는 발병 이전의 상태를 회복하지 못한 사람이 많았다. 그들은 의식이 있고 깨어 있지만, 완전히 깨어 있는 상태는 아니었다. 따라서 몸을 움직이지도 않고 말도 하지 않았으며 기력이나 탄력, 자발성, 동기, 식욕, 정서, 욕망, 그 어느 하나 없는 채로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 지냈다. 그들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흥미 없이 완전히 무관심한 상태로 기록했다. 폰 에코노모는 살아 있는 기분을 표현하지도, 느끼지도 못하는 "유령처럼 비현실적이고 좀비처럼 수동적인 그들을 사화산에 비유했다. 그런 환자들은 신경학적 용어로 ‘소극적‘인 행동장애를 보이는, 즉 아무 행동도 보이지 않는 상태다. 존재론적으로는 죽은, 중지된 혹은 ‘잠든‘ 상태로 50년 뒤에 찾아올 (살아남은 사람들에게는덧없이 짧을 뿐인) 깨어남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소극적인 상태, 말하자면 병리적 증상의 ‘없음‘이 파킨슨병에서 더 다양하고 심각하게 나타난다면 수면병이 유발하는 무수한 ‘적극적인 장애, 즉병리적 증상의 ‘있음‘은 더더욱 다양하고 심각했다. 폰 에코노모는 방대한 규모의 연구에 이처럼 뚜렷이 구분되는 다양한 증상을 500여 가지나 수록했다. - P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