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는 평범하지 않은 양탄자들을짠다. "방적기 앞에 앉아 일을 하면서 그녀는 깊은 생각에 잠긴다. 그녀가 숙고하는 대상은 마을 주민들과 그들의생활이다. 어느 날 아침, 그녀는 자신에게 마을 주민들의 앞날을 미리 아는예지 능력이 있음을 분명하게 깨닫는다. 즉 짜이는 직물을 들여다보며 자신의 손놀림 아래 아주 자연스럽게 그려지는 무늬에서 그들의 미래를 읽는다."
흔히 그러하듯이 희생양을 지목하는 것은 무지한 하층민이 아니라 교양있는 윗계층이었다. 마녀 신화는 인쇄술이 탄생한 1454년과 거의 같은 시기에 발생했다. 인쇄술은 마녀 신화의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런 마녀들의 이야기를 읽고나면 오싹 한기를 느낀다. 여성 독자의 경우는 훨씬 더할 것이다. 물론 마법 때문에 처형당한 남성도 많다. 그렇다 해도 박해의 핵심은 여성혐오에있었다. 《마녀 잡는 망치》는 "마녀들은 하찮은 것들"이라고 단언한다. 저자들은 또한 여성의 ‘악의‘가 없다면 "마녀들에 대해 전혀 거론할 것도 없고 세상은 셀 수도 없는 무한한 부패에서 해방 되리라 생각한다. 그들에따르면 여성은 신체적·정신적으로 약하며, 호사를 바라고 만족을 모르는욕망으로 활기를 띠는 존재로서 악마의 손쉬운 먹잇감이 된 다.
평균 80%에 달하고 유죄판결 가운데 85%를 차지한다. 또한 그녀들은 법률 기관에 맞서 싸울 아무런 힘이 없다. 프랑스에서 피고인들 중 20% 이들 중 50%는 고등법원에 항소를 했다. 마녀재판 이전에는 법정에서 여성의 증언은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니까 유럽 여성은 마법 때문에 대거 고발되고 나서야 비로소법 앞에서 완전한 주체의 신분으로 선 것이다.
어떤 이들은 마녀로 의심하는 전반적 분위기를 "귀찮은 정부나 아내를 떼어버리거나 혹은 자신들이 유혹하거나 성폭행한 여성의 복수를 막는 데" 써먹었다. 실비아 페데리치는 이렇게 보고한다. "마녀에 대한 이 선전 활동과 공포의 시기는 남성이 여성에 대한 깊은심리적 반감의 씨앗을 뿌리는 시간이었다.
고발된 여성 중에는 마법사이자 치료사인 사람도 있었다. 현재의 관점으론 황당한 겸업으로 비칠지 몰라도 당시엔 당연한 일이었다. 그녀들은 주문을 걸기도 하고 걸려 있는 주문에서풀어주기도 했으며, 치료 물약이나 특별한 효험을 가진 묘약 등을 제공했다. 또한 환자와 부상자를 치료하고여성의 분만을 도왔다. 그녀들은 평민이 유일하게 기대고 의지할 대상이었고 공동체에서 존경받는 구성원에 속했다. 그녀들의 활동이 악마의 음모와동일시되기 전까지는. 그러다가 광범하게 남보다 튀는 여성의 등장은 마녀사냥이라는 소명을 불러일으켰다.
남성에게 말대꾸하거나, 목소리를 높여 말하거나, 성격이 강하거나, 다소 지나치게 자유분방한 성격이거나,어떤 방식으로든 방해가 되는 행동을 하는 것은 위험을 불러오기에 충분했다. 모든 여성에게 친숙한 논리에 따라 어떤 행동을 해도, 반대로 하지 않아도 해가 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미사에 너무 자주 빠지는 건 수상한 일이지만 미사에 결코 빠지지 않는 것 또한 수상한 일이 된다. 친구들과 주기적으로 만나는 건 수상한 일이지만 혼자서만 사는 것도 수상한 일이 된다.
여성의 몸을 가졌다는 것 자체가 용의자로 만드는 데 충분했다. 일단 붙잡히고 나면 여성 피고인들은 발가벗겨진 후 머리를 밀리고 ‘미싱공‘에게 맡겨졌다. 그는 악마의 표시를 찾느라 온몸을 샅샅이 뒤졌다. 신체 외부와 마찬가지로 내부도 바늘로 찔러가며 악마의 표시가 없는지 검사했다. 점이나 상처 자국, 울퉁불퉁 거친 부분 따위가 증거를 대신한 것으로 보아 짐작컨대 나이든 여성들이 얼마나 황당했을지 알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소송은 짧은 시간 내에 끝이 났다. 몇몇 명사의 정적들은 이들의 아내나 딸을 마녀로 고발하곤 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직접적 공격보다 그편이 훨씬 쉬웠기 때문이다. 아무튼 희생자들은 대부분 평민계급에 속했다. 그녀들은 전체가 남성, 즉 심문관, 사제나목사, 고문자, 간수, 판사 형리 들로 이뤄진 기관의 손에 맡겨졌다. 고발당한 여성은 대체로 완전히 혼자서 이시련과 대면해야 했으니 얼마나 큰 공포와 절망을 느꼈을지 가히 짐작할 만하다. 집안 남성들은 고발자에 합세하지는 않더라도 그녀들을 방어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마녀사냥꾼들은 모두 여성의 성욕을 두려워하는 동시에 그에 사로잡혔던 듯하다. 취조관들은 여성 피고인들에게 "악마의 페니스가 어땠는지 집요하게 묻는다. 《마녀 잡는 망치》는마녀들이 남성 성기를 없애버리는 능력을 갖고 있으며 페니스를 수집하기도 하는데 지금껏 모은 페니스는 모두상자나 새둥주리에 보관하고 있다고주장한다. 그 안에서 페니스들이 필사적으로 파닥거린다는 말인데 결코 발견된 적은 없었다. 그녀들이 타고 날아다니는 빗자루는 집안일의 간접적 상징이며, 이에더해 그 남근 모양 형태는 성적 자유
앤 바스토우는 여성들끼리 활발히 연대하던 중세의 여성 하위문화가 이렇게 끝이 났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녀는 이후 자아 성찰과 자신의 이익에만 집중하는 개인주의가 증가한 것은 여성의 경우 대체로 두려움이 그 원인이라고 보았다. 몇몇 사건이 입증하듯 그 무엇인가가 신중하게 처신하도록 종용했다. 1679년 프랑스 북부 마르시엔느에서 페론느 고귀용이란 여성은 술 취한 병사 넷에게 강간당할 뻔하다가 가까스로 벗어났다. 그들은 조용히 놔주는 대가로 돈을 받기로 약속한다.
서구 여성주의자들은 마법으로 고발당한 여성 피고인들의 역사를 독점하면서, 당시에 의도한 것이건 아니건 간에 그녀들이 지녔던 사회 전복정신을 자신들이 계승했으며 재판관들이 그녀들에게 있다고 여긴 가공할 힘을 자신들이 이어받았다고 도발적으로 주장했다. "우리는 당신들이 화형시키지 못한 마녀들의 손녀들"이라는 슬로건은 이미 유명하다.
"둘 다 창조적인 일이다. 차이가 있다면 브랜드의 광고 작용이 대중의 뇌에 사상을 주입한다면 마법은 당신의뇌에 사상을 주입한다는 것이다." 마법에는 "상징과 주문"이, 브랜드에는 "그들만의 로고와 슬로건"이 있다. 마법이 수익성 있는 개념이 되기 전부터 특히 뷰티 산업은 많은 여성이 마법에 대해 품는 막연한 향수에 기대어 부를 축적했다. 즉 여성들에게 화장품 단지와 유리병을 판매하면서 그 기적의 기능들을 팔고, 달라질 것을 속하고 마법의 세계로 빠져들게 했다
단순히 ‘아름다움’, ‘찬란함‘을 의미할뿐 ‘마법‘이라는 예전의 의미를 상실했다. 하지만 이제 쇼비즈니스와 그단어를 제목 삼은 여성지와 결합해 하나가 되었다. 메리 데일리는 "가부장제는 우리에게서 우주를 빼앗아가고《코즈모폴리턴Cosmopolitan》이라는잡지와 코스메틱 제품들의 형태로 우리에게 돌려주었다"고 요약한다.
이렇듯 여성들끼리 주고받는 비법과 보통 인터뷰를 받는 사람이 자신의 어머니에게 배운 특별히 전문가다운 능력, 식물의 유효성분과 사용법에 대한 지식, 규범 등을가르치고 간혹 혼란스런 일상에 질서, 평정, 즐거움의 느낌을 불어넣는 것을목적으로 하는 미용 칼럼 ‘평범한 일상’은 마녀들의 교리 전수가 강등된형태로 볼 수 있을 듯하다. 미용을 위한 ‘의식들‘이라는 말을 사용할 뿐 아니라 이 의식을 가장 훌륭하게 치르는여성들을 ‘여제관들‘이라 부를 정도이므로.
그럼에도 앞으로는 적어도 글자 그대로의 의미에서의 현대 마법은매우 드물게 언급될 것이다. 그보다나의 관심사는 여기서 대강의 줄기만말했던 역사를 기반으로 유럽과 미국에서 벌어진 마녀사냥의 후예를 탐색하는 데 있다. 마녀사냥은 여성에 대한 편견과 일부 여성이 겪었던 치욕을드러냈고 또한 이를 증폭시켰다. 마녀사냥은 일부 여성의 행동과 존재방식을 억압했으며, 우리는 수세기에 걸쳐계승되고 벼리어진 그 표현들을 유산으로 물려받았다. 여성에 대한 이 부정적 이미지들은 최선의 경우 검열이나 자기검열, 장애들을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최악의 경우 혐오감을 일으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