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안방 문으로 아빠가 옆으로 누워 있는 게 보였다. 와불처럼 편안해 보였다. 아빠에겐 어디까지나 아빠 집인 것이다. 누구와 몇 개의 오피스텔을 전전하든 결국 여기로 돌아온다. 엄마가 엄마 집으로, 엄마 몫으로 믿고 있는 여기로 말이다. 집으로 돈을 벌고 성공한 세대라서 엄마 아빠의 어그러진 결혼 생활이 집을 가운데 두고 계속되는 것이겠지만, 재인은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아빠와 함께 살던 여자들은 집 없이 버려지는 게 아닐까? 집을 줄 리가 없다. 저 사람이. - P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