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노력을 뽑아내기만 하면 노력의 역설로 인해 노력한 사람은 그 대상에게 반드시 깊은 애착을 지니게 됩니다. ‘내가 이만큼이나 노력을 기울였으니 그 대상은 반드시 가치 있어야만 해‘라는 일종의 자기합리화인것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누군가로부터 상당한 양의노력을 수월하게 뽑아낼 수 있을까요? 가장 적합한 대상이 바로 남들에게 베풀기를 좋아하는 기버인 것입니다. - P112
우리는 사랑할 만한 대상을 사랑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많은 것들을 쏟아부었기 때문에 사랑해야만 하는 상황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렇듯 노력의 역설은 일종의 자기합리화에 해당합니다. - P112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나‘를 중심으로 상황을 바라본다면 예민한 사람들은 ‘상황‘을 중심으로 나를 바라봅니다. 아주 자연스럽게, 자동으로 주변 상황의 흐름이 머릿속으로 물밀듯이 밀려들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 그나마 ‘내가제일 덜 불편한 경우는 무엇일까?‘를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대부분 내가 상황에 적절히 맞춰줌으로써 불편한 분위기를 끝내는 것이죠. 예민한 사람들은 내 감정에만 예민한 것이 아니라 나를 둘러싼 공기 그 자체에도 무척 예민합니다. 한 공간 안에 나와 A, B, C, D 총 다섯 명이 있다면, 예민한 사람들은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위해 의사결정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것이 비록 자신을 희생해야 하는 문제이더라도 말이죠. A, B, C, D가 불행하다면 이 4명이 느끼는 불행의 크기가 나의 행복의 크기보다 훨씬 거대하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세간의 선입견과는 다르게 예민한 사람들이 기가 막힌 팀 플레이어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 P122
우리가 육체적 상처를 입을 만한 행동은 하지 않는 게 당연하듯 정신적 상처를 입을 만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것 또한 지극히 자연스러운 행위입니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서, 이대로 계속 회피형으로 살아도 괜찮은 걸까요? 오히려 회피했기 때문에 이제껏 무수한 정신적 고통을 피해 올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회피라는 단어보다는 회피‘력‘이라는 단어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즉 회피를 단순히 도망치는 것으로 간주하기보다는, 잠재적 위협 거리들을 포착해이를 무사히 피해 갈 수 있도록 돕는 역량이라고 보는 것이죠. 게임으로 치자면 몬스터들과 마주칠 때마다 신속히회피해냄으로써 계속 체력을 유지한 채로 모험을 다닐 수있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랄까요? - P164
상담을 하다 보면 회피형 패턴을 보이는 사람 중에서는잘 맞지 않는 친구와의 관계를 정리하느냐, 마느냐로 고민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애당초 회피형에게는 인간관계에서 끝없는 정리 정돈은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고민을 얼마나 오래 하느냐의 문제이지 결국 어떤 식으로든정리가 된다는 거죠. 고통이 임계치를 돌파하게 되면 정이고, 의리고 내 정신 건강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정리될 인연, 고통이 임계치에 다다를 때까지 참고 견디느니, 그 전에 마음을 독하게먹고 관계를 정리하면서 에너지를 비축해놓는 게 장기적으로는 훨씬 더 나은 선택일 겁니다.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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