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쉬지 않고 설명하는 동안 내 머릿속에는학교 MT 때 마지막으로 했던 마피아 게임이 떠올랐다. 여기서 얘기하는 술래를 마피아와 동일 선상에놓고 본다면 이건 내가 잘할 수밖에 없는 게임이라는생각이 들었다. 나는 모두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처음으로 다 같이 고개를 들었을 때 마피아로 지목된 친구의 알 수 없는 설렘 가득한 표정-아마도 게임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중요한 사람이 되었다는 으쓱함과 그에 상응하는 부담감이 섞인 표정을 기가막히게 잡아내곤 했다. - P22
하지만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것은 누군가 몰랐으면 했던 내 모습이 공공연하게 까발려졌을 때 애써 태연한 척하는 표정도 그와 무척 닮았다는 것이다. 그 순간 나를 포함한 여덟 명은 자기도 모르게 같은표정을 짓고 있었다. - P23
이일권 PD가 지원자를 받지 않고 직접 우리를 캐스팅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그리고 동료들이 추천했다는 말의 의미가 초 단위로 몸에 따갑게 새겨지고 있었다. 여기 있는 모두는 다른 사람들이 싫어한다는 이유로 캐스팅되었다. 단 한 명, 술래를 제외하고는. - P23
만약 술래를 단독으로 찾아내는 행운이 따른다면 1억 원이 훌쩍 넘는 돈을 가져갈 수있다는 계산에 이르자, 순조롭게 액수만큼의 의욕이 더해졌다. 그건 밑바닥에서부터 출연 의욕을 끌어올려주기에는 어딘가 모자랐지만, 간당간당했던 수위를 넘쳐흐르게 하기에는 충분한 금액이었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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