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신 혈통 팔아 먹고살 길이 열리면 백번 천 번 충성하겠지. 망조 뻔한 나라에 충성이 가당키나 하냐?"
대장을 놀리려다 오히려 대장이 정말 충신의 후손일지도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넌 그걸 믿었냐?라고 하는 대신 충심이 왜 소용없는가를 말했기 때문에. 그렇다면 대장을 따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충신의 후손도 이렇게 만드는 나라라면 대장 말대로 새 세상을 도모하는 게 당연한 것이다. 나는 하늘의 뜻을 믿지 않고, 따라서 태평도를 믿지 않고, 그러므로 황건군에도 마음이 없었으나, 어쩐지 대장은 믿었다. 너는 사람을 잘 믿어서 탈이다. 대장도 때로 그렇게 말했다. 내가 그런가? 모든 사람을 다 믿는 것은 아닌데. - P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