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되면 자전거를 타고 채석장에 갔다.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어둠이 내게는 안식처가 되었다. 빛이 없는 세상에는 색깔도 존재하지 않았다. 사물이 검게 채색된 시간, 물에 잠겨 있는 동안 나는 투명했다. 호수에 둥둥 떠 있으면 어둠은 정수리 위로 시커먼 입을 벌렸다. - P170

"차별은 그 시스템의 피해자만 인지할 수 있는 독가스 같은 거니까. 수십 번의 경힘이 필요한 게 아니야. 몇 번, 어쩌면 딱 한 번의 끔찍한 경험이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폐에 남기는 거야. 그리고 숨을 쉴 때마다 그 기억이 되살아나는 거지. 사람들은 그걸 몰라. 차별이 강물처럼 흘러야지만 차별인 줄 안단 말이야. 사실 차별은 곳곳에 놓인 지뢰밭 같은 거야. 딱 한 번의 폭발에도 우린 불구가 된다고." - P185

사람들은 선한 얼굴로 살을 벤다. - P195

사람들은 새로운 사실이 알려질 때마다 면밀하게 타격할 대상을 찾아 고개를 돌렸다. - P197

미안해. 사랑해. 잊지 않을게. 숙제를 해치우듯 비슷한 문장이 반복됐고, 그래서 진심으로 애도하는 것 같지 않았다. 사이먼과 루크, 에밀리의 이름도 보였다. 모두 클로이를 사랑하고,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했다.
셀마와 나는 추모 사이트에 아무 글도 올리지 않았다. 대신 도니스헬에서 만나 햄버거 세 개를 주문했다. 구석 테이블에 마주앉은 우리는 조용히 클로이를 추억했다. - P199

눈물이 터질 것 같았다. 어쩌면 나는 캔스워시에서 종일 게임만 하는 나를 삼촌이 봐주기를 기다렸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집이나 도서관에 숨어 있지 않고 캔스워시로 왔던 것이다. 종일 게임을 하며 애처럼 투정을 부렸던 것이다. 내가 평안이 아니라 해결책을 찾기 위해 캔스워시를 찾았다는 사실을, 나는 몰랐고 삼촌은 알았다. -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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