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피부색은 나를 계급의 가장 낮은 단계로 내려보낸다. 다수에 속해 있음이 정상성을 정의하는 세상에서 내 피부는 확연한 비정상이었다. 장애를 가진 것과 다름없었다. 살가운 태도로 나를 대하는 사람도 없지 않았지만 그런 행동에는 반드시 동정과 연민 그리고 약간의 자기만족이 섞여 있었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그 음울한 기분에는 익숙해지지 않았다. 나는 이유 없이 무시당했고 때로는 예고 없는 친절에 당황했다. - P24

비행기는 힘차게 가속했다. 어느덧 새하얀 구름이 발밑에 있었다. 나는 탈출하는 기분이었고, 달아나는 기분이었으며, 동시에 쫓겨나는 기분이었다. - P41

"내가 와 그랬지."
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아빠가 혼잣말을 했다.
"와 재우를 안 데려왔지."
그 짧은 문장 사이에 생략된 원망이 있었다. 아빠가 그린 선명한 부등호를 읽을 수 있었다. 두 아들 중 더 나은 애를 데려오지않은 자신을 책망하는 아빠 옆에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P5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