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정전으로 오전 임시 휴교

코토는 한숨을 쉬었다. 교내 네트워크가 전부 마비된 것일까?
전기가 복구될 때까지 자택에서 대기해 달라고 적혀 있었다. 아이들은 기뻐할 것이다. 정전이 되면 교내 보안 장치도 멈추기 때문에아이들을 등교하게 할 수는 없었다. 아이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임시 휴교였다. 이런 정전이 몇 달에 한 번꼴로 발생했기 때문에 당연히 교과 커리큘럼도 이를 전제로 구성되어 있었다. - P112

"저도 종이책을 꽤 좋아하지만 책은 기호품이잖아요. 사치스러운 취미랄까요. 책에 적힌 내용, 그러니까 데이터야말로 영혼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데이터는 지식이자 언어이자 감정이자 수치이자 진실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것들이 굳이 종이책의 형태일필요는 없지 않나요? 아니면 설마.." - P121

"데이터가 영혼...이라는 점은 동의해요."
코토는 그런 모습을 진지하게 지켜보았다.
"전자책은 무엇보다 공간을 차지하지 않고, 복사도 간편하고, 다른 자원을 사용하지도 않고, 종이책이 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을 가능하게 하죠."
그렇다면 어째서 지금 이 시대에 도서관을 운영하는가? 코토가물으려 할 때였다.
"하지만...."
와루츠 씨가 중얼거렸다.
"하지만 저는 이곳에 보관된 게 데이터가 아닌 종이책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러고는 코토 옆에 놓여 있던 책을 한 권 슬며시 가져와 가슴에안아 들었다.
"영혼만 존재한다면 이렇게 끌어안을 수는 없으니까요." -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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