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석은 이곳에 오는 동안 사람이 마음껏 잔인해질 수 없는 이유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나름의 결론을 내렸다. 인간의 잔혹성을 억제시키는 것은 인간의 높은 지능도 도덕성도 아니었다. 나도 똑같이 당할 수 있다는 공포심이었다. 백철승은 그것을 세상에 보여 준 사람이었다. 그리고 수경은그 공포를 백철승에게 똑같이 돌려주었다. 백철승의 논리는 수경으로 인해 완성되었고, 그 결과로 파멸하고 말았다.
각자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했다. 잔혹에 잔혹을 쌓아가던 지옥 서버로 점철된 세상은 수경의 결단으로 비로소 평형을 찾았다. 지석은 진심으로 백철승과 홍수경이 잘했다고생각했다. - P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