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오는 빛나는 사람이지만, 그 빛이 너무 환해서 모두의 영역마저 덮는다면, 그 빛에 휩쓸리기 싫어 뒤로 물러서면 기다리는 건 빛이 만든 그림자 무덤뿐이다.
성공하기 위해 인간관계를 닫고 벽을 쳤었다. 그건 변명일 뿐이었다. 혹시 성공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벽을 친 것뿐이었다. 확신이 없었으니까. 문혁은 질끈 눈을 감았다. 애초에 문혁은 자신의 재능에 확신 따위는 없었다. - P296

벽을 친 것은 주변의 접근을 막으려던 게 아니었다. 오히려 숨으려던 거였다. 혹시 내가 성공할 만한 재능이 없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에서 달아나려던 거였다.
혼자 있으면 그 답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알아 버렸다. 선오와 아린에게는 있고 문혁에게는 없는 그것은, 재능이다. 멀리서 둘을 보고 있던 아린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문혁이 멍한 눈빛으로 아린을 쳐다보았다. 너는 눈치챈 거지? 항상 나를 관찰했으니까. 그래서 내게 다가왔던 거야?
불쌍해서? - P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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