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은 정말 쓰고 싶어서 선택한 건가요? 꿈을 이루지 못해 억지로 잡고 있는 미련은 아닌가요?"
내 물음에 그녀는 날아오는 화살에 심장을 관통당한 새처럼 순간 정지했다. 마사지 시간이 끝났다. 마무리 스트레칭을 하려는데 그녀가 참지 못하고 내게 말했다.
"미련...... 맞는 것 같아요. 사실, 저 희곡을 쓸 때보다 샌드위치를 만들 때 더 즐거워요. 근데 그걸 인정하고 싶지 않아요. 샌드위치가 꿈이 될 수는 없잖아요?" - P197
나의 새로운 장래희망은 한 떨기의 꽃이다. 비극을 양분으로 가장 단단한 뿌리를 뻗고, 비바람에도 결코 휘어지지 않는단단한 줄기를 하늘로 향해야지. 그리고 세상 가장 아름다운향기를 품은 꽃송이가 되어 기뻐하는 이의 품에, 슬퍼하는 이의 가슴에 안겨 함께 흔들려야지.
그 혹은 그녀가 내 향기를 맡고 잠시라도 위로를 받을 수있다면 내 비극의 끝은 사건의 지평선으로 남을 것이다. - P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