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리바를 사랑했지만 더이상 좋아하지는 않았다. 우리는 대학 때부터 친구로 지냈는데, 그간의 시간이 지나고 우리에게 남은 유일한 공통점은 함께한 역사뿐이며, 그것은 원망, 추억, 질투, 부정, 그리고 그녀가 내게서 빌려 가며 드라이클리닝해서 돌려주기로 약속했지만 그러지 않은 옷 몇 벌로 이루어진 복잡한회로였다. - P118

그녀를 떼어낼 수 없었다. 리바는 나를 숭배하면서 동시에 미워했다. 내가 불행 속에서 허우적대는 것을 보면서 자신의 불운을 잔인하게 패러디한다고 여겼다. 나는 고독하고 목적이 없는 상태를 자발적으로 선택했지만 리바는 그토록 노력하는데도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다. 남편도 아이도, 화려한 경력도, 그래서 내가 종일 잠만 자기 시작했을 때, 자기 바람대로 내가 무능한 게으름뱅이로 전락하는 모습을 보며 꽤 흡족해했던 것 같다. 나는 리바와 경쟁할 마음이 없었지만, 따지고 보면 그녀가 괘씸했고 그래서 우리는 언쟁을 했다. 자매가 있으면 이렇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내 모든 결점을 지적할 만큼 나를 사랑하는 사람.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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