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추 때문에 우리가 ‘그날 오후‘에 도착한 시각은 서산으로해가 기울 무렵이었다. 바람은 서늘했고, 노을은 아름다웠다. 가장아름다운 오후 시간에 우리는 제대로 ‘그날 오후‘에 도착한 것이었다. 몇 시 몇 분까지 시내로 들어가 몇 시 몇 분에 시작하는 영화를 봐야 하고 몇 시에 저녁을 먹어야 하는 시간표를 상비하고 다니는 사람들한테는 찾아오기 어려운 우연이었다. - P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