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쳤다던 금손이가 왜 거기 있는 것이오?"
"뻥임."
"뻥?"
"거짓말이란 말임!"
할아범과 할멈이 번갈아 가며 대답을 하곤, 자기들끼리 낄낄대며 웃었다.
"이유가 뭐요?"
"무슨 이유?"
"본래 약조한 대로 죽이지 않고, 몰래 데리고 있다는 건.. 임금에게 몸값을 받을 요량이오?"
"몸값? 이놈의 고양이가 천금 만금어치라도 된다니?"
"그럼 도대체, 왜?!"
노부부의 대답은 단순하고 확실했다.
"귀엽잖슴." - P185
"꿍."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난 할멈이 금손이를 안아올렸다. 금손이가 길게 떡처럼 늘어났다.
"매애오."
할멈이 마땅찮다는 표정으로 금손이를 살펴보더니 한마디 했다.
"말랐다이."
누가 봐도 포동포동했다.
"말라서 볼품이 읍슴메. 갖다 버리야지..."
금손이를 내려놓은 할멈이 등 돌리고 앉아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할아범이 금손이를 들고 마당으로 나왔다.
"그래... 데리고 있어 봤자, 킁. 콧물에 기침에 힘들기만 하다이." - P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