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에서 일한다는 건 지독하게 암울한 현실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하루 종일 보는 것과 흡사했다. 특히 그가 소속된 강력 범죄 수사반은 지옥문 앞에 책상을 갖다 놓고 숙식을 해결하는 곳이었다. - P35

거기서 만난 사람들은 지옥의 밑바닥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아귀들이 대부분이었고 이들과 법을 사이에 두고 전쟁을 벌인다는 건 매일 영혼의 일부가 닳아 없어지는 일이었다. 그래서 요원들은 정기적으로 정신감정을 받았고 일부는 정신적인 문제로 일을 그만뒀다. 사이먼 역시 힘든 하루 일과가 끝날 때면 남아 있는 영혼의 무게가 얼마나 되는지 머릿속으로 재보곤 했다. 정확한 무게는 알 수 없었지만 십 년 전에 비해 상당히 줄어든 건 분명했다. 그래서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질 때면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려 노력하고 있었다.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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