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망설이지 않고 그러자고, 같이 가자고 답했다. 그녀와의 동행이 설레면서도 불편했지만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연기했다.
나는 그녀가 나를 어린 학생들을 보는 것과는 다르게 바라봐주기를 바랐다. 그녀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 어려움이 섞인 마음을 감추려고 나는 그녀와 눈을 맞추며 이야기하려고 노력했다. - P25

같은 시간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 때 책상에 앉아서 논문을 쓰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누군가는 자신의 마음에 상처를 낼 수 있다는 걸 나는 그녀의 얼굴을 보며 이해했다. 터놓고 얘기하면서 내가 괴로웠다. 내가 상처 입었다, 라고 말할 자격조차 없는 건 나도 마찬가지였으므로. 그렇지만 상처받았다는 사실은사실 그대로 내 마음에 남아 있었다. - P27

나는 아직도 그녀가 내게 했던 말을 기억한다. 기억하는 일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영혼을, 자신의 영혼을 증명하는 행동이라는 말을. - P33

그대로라는 말이 거짓인 것만은 아니었다. 그대로라고 말하는것은 그 많은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예전의 당신이 존재한다고, 그 사실이 내 눈에 보인다고 서로에게 일러주는 일에 가까웠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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