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말아요. 처음에는 누구나 겁나서 죽을 것처럼 구니까요."
나는 웃으려 했지만 살갗이 양피지처럼 뻣뻣하게 굳었다.
닥터 고든은 내 머리 양쪽에 쇠로 된 원반 두 개를 설치했다. 그가 이마 위에 있는 끈으로 원반들을 조이고, 철사를 주며 깨물라고 했다.
나는 눈을 감았다.
숨을 한 번 들이쉴 만큼의 짧은 침묵이 흘렀다.
그러더니 뭔가 굽히며 세상이 끝난 것처럼 나를 안고 흔들어댔다. 타다다다다닥, 날카로운 소리가 났다. 공중에 파란빛이 번쩍거렸고, 그때마다 몸이 홱홱 젖혀져서 뼈가 으스러질것 같았다. 잘린 식물처럼 몸에서 수액이 다 빠져나간 것 같았다.
내가 무슨 짓을 저질렀다고 이러나. - P191

인위적, 겉으로 꾸민, 가짜의
‘그렇게 해서는 아무것도 되지 못해.‘
스무하루째 잠을 못 잤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그늘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움직이는 수백만 가지 형체와 그늘진 막다른 길들, 서랍장과 옷장, 옷가방 속에는 그늘이 있었다. 지구의 밤 쪽으로 끝없는 그늘이 뻗어 있었다. -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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