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런: 커밀라는 아이를 낳고 싶어 했어요. 나는, 내 인생에 아이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어요. 다들 그럴 거예요. 아이를 갖고 싶은 마음이 애초에 있는 사람이 있고 없는 사람이 있죠.
마음에 없는 걸 집어넣는다고 넣어지진 않거든요.
그리고 있는 걸 잡아 뺀다고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커밀라의 마음엔 아이가 있던 거죠.

빌리: 처음엔, 행복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아니면……… (잠시 침묵) 행복한 거라 믿으려고 무진 애를 썼거나. 그때 난 분명히……… 스스로가 행복해한다는 걸 알았어요. 다만 그 감정 말고 내가 알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 너무 겁이 났어요.
그래서 그게 내 현실임을 납득하려고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동원하기 시작했어요. 당장 결혼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어요. 원래 투어가 끝나면 때를 봐서 결혼할 계획이었지만 당장 하기로결심했어요. 그게 나한테 왜 그렇게 중요했는지는 지금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잠시 침묵) 커밀라가 임신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우리가 어엿한 가족을 이룰 수 있음을 입증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 P95

갑자기 정말 위험한 사실을 알게 되는데 그건 바로 내가 원칙을깰 수도 있다는 것, 그래도 세상이 곧바로 끝장나는 게 아니라는사실이에요.
처음에 굵고 까만 선을 호기롭게 그었는데 그게 점점 흐려진다고 말하면 될까요. 그 후 선을 넘을 때마다 흐려져 아예 회색이되더니 결국엔 두리번거리며 혼잣말을 하게 되는 거예요. 전에 여기 선 하나가 그어져 있었던 것 같은데.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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