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소를 거쳐간 이들이 마음에서 지운 얼룩은 햇빛에 바싹 말리면 꽃잎이 된다. 해가 낙하하는 시간, 가장 빠알갛게 타오를 때 꽃잎을 보내 흔적 없이 태워버린다. 해에게 보내도 타지 못한 꽃잎들은 지은의 곁에서 살게 한다. 지은이 마법을 부릴 때마다 나오는 꽃잎은 백만 년의 세월 동안 해에게 가닿지 못한 사람들의 마음이고, 상처고, 얼룩이다. - P132

마음의 겨울을 지날 때 우리가 견딜 수 있는 이유는 이 계절이 지나갈 거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희망, 그것은 사람을 살게도 하고 죽게도 한다. 마음에 봄이 오고 때론 여름으로 불타고 그 뒤엔 서늘한 가을도 올 것이라는 희망이 사람을 살게 한다. 희망마저 없다면 우리는 이 삶을 어떻게 견뎌낼까. - P157

참 사는 거 이상하죠. 그때는 아파 죽을 거 같아서 제발 그만하게해달라고 하늘한테 애원했는데, 돌아보니 그 상처들도 다 내 삶이었어요. 상처 없으면 나도 없더라고요. - P172

오늘은 순한 밤이다.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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