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리가요. 그럴 만한 사람 없어요. 애초에 남편도 남자 친구도 없어요."점을 칠 때 예언을 부정하는 건 의미가 없다. 다시 만날 일이 없는 사람에게 사생활을 말해도 소용없고, 다시 만날 점쟁이라면 정보를 주지 않는 편이 낫다. 그렇지만 왠지 이런 얘기를 하면 부인하게 되고 만다. - P17
어느 시점부터는 자기 나이를 떠올릴 때마다 ‘이렇게나 시간이 흘렀나‘ 생각하곤 했다. 그럼에도 익숙해지지 않다니, 사람이 시간과 타협하게 되는 건 언제부터일까. 이제는 그나마 익숙해질 시간도 얼마남지 않았다. 사람이 삶의 끝까지 익숙해질 수 없는 게 자기 몸에 담긴 시간인지도 모른다. - P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