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하네][잔뜩 긴장했는데][칩이 없는 게 뭐]

정말 말도 안 되는 반응이었다. 이럴 리가 없었다. ‘칩 없는 사람‘은 지금까지 들은 가운데서도 가장 무서운 괴담이었는데, 어떻게 저렇게까지 무덤덤할 수가 있지? 원래 무표정한 데다 지금은 전신의체인 것까지 고려하더라도,
조금도 놀라지 않는 할루할로의 모습은 그 자체로 괴담 소재가 될 정도였다. 혹시 조금이나마 표정이 바뀐 건 아닐까 가까이서 보려던 나는 또 밀려나고 말았다. 역시 공포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 움직임이었다.

[아니][뭘 무서워하란 건지 모르겠는데?]

"칩이 없었다고 하잖아! 그 사람이 어땠을지 생각을 해봐! 엄청 외롭고, 아무것도 못 하고, 그렇게 계속 살았을거 아냐!" - P142

[칩이 없으면 불편하겠지]
[하지만 자유롭잖아]
[광고도 없고]
[감시도 없고]

상상해본 적조차 없는 관점 앞에서 잠시 머리가 멍해졌다. 광고와 감시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건 블랙 포레스트에선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짜증나는 광고 타일도, 도미노슈타인의 드롭스 갈취도, 위치추적도 피할 방법은 없었다. 생산되는 그 순간부터 머릿속에 칩이 들어 있으니까.
하지만 ‘칩 없는 사람‘은 다르다. 광고도 볼 필요 없고, 무슨 짓을 저지른들 위치도 알 수 없고, 그 존재조차 눈치채이지 않는다. 정맟 그런 게 정말 가능하다면…..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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