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학자들의 의견이 분분하지만 여전히 그게 뭔지 정확하게 밝혀내지 못했어. 꿈은..… 그냥 꿈이야. 무의식이자, 뇌가 걸러 내는 찌꺼기이고 정화 작용이지. 그런데 꿈을 먹히면 이러한 무의식도, 기억의 찌꺼기와 정화 작용도 사라져 버려"
"사라지면 좋은 거 아니에요? 찌꺼기 같은 건."
"뭔가를 완전히 사라지게 할 수는 없어. 질량 보존의 법칙, 에너지 보존의 법칙, 전하량 보존의 법칙… 알지? 사라지는 것들은 죄다 형태를 바꿔서 다시 나타나." - P104

"당장 꿈을 먹혔다고 해서 어떻게 되지는 않아. 사람은 꿈을 먹고 살지 않으니까. 잠을 자지 않는 낮에는 아무 문제도 없지. 낮에 사람을 움직이는 건 무의식이 아니라 의식이거든. 하지만 꿈을 먹힌 사람은 미래를 희망할 수 없어. 기억에 감정을 담지도 못하지. 오직 현재만 살게 되는 거야. 그게 어른이라면 좋을 수도 있어. 어른들은 현재에 집중해야 하잖아. 하지만 아이들이라면…."
"아이들도 마찬가지잖아요."
설이 입에서 사회비판적인 불만이 튀어나왔다.
"학교에서는 딴생각하면 안 되고, 수업시간엔 집중해야 하고, 속상한 건 잊어버리라고 하고, 재밌는 건 언제까지 할 거냐고 하고. 어른들은 다 그렇게 말하는데요."
편의점 앞에서 술판을 벌이는 아저씨들이나 라디오 뉴스에 딴죽 거는 택시기사님이 그러는 것처럼, 딱히 대답을 바라고 한 말은 아니었는데….
"어른들은 그렇게 말하지. 하지만 그 말을 무시하면서딴생각하고, 딴짓하고, 잊어버리지도 그만두지도 않는게 애들이잖아."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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