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화가 끝났다. 이제 테스트를 해 보겠다."
아태는 둘 중 덩치가 조금 더 큰 이비 앞으로 다가갔다.
"배에 힘!"
"예?"
"힘주라고."
아태가 이비의 배에 냅다 주먹을 꽂았다. 이비가 뒤로힘없이 밀려났다. 그런데 영의 입에서도 신음이 터져 나왔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통증에 놀란 표정이었다. 이비는 중심을 잃고 비틀거렸다. 온몸이 덜덜 떨려서 쉽게 일어나질 못했다.
"페인 체인(pain chain)이라고 하는 거다. 고통을 공유하게 하지. 서로 같은 신호를 띠는 페인 체인은 세상에단 한 짝밖에 없다. 일어서!"
이비가 책상을 짚고 겨우 일어났다. 그의 눈에 눈물이그렁그렁 맺혔다. 영은 통증을 꾹 참아 내느라 이를 앙다물었다.
"데이터 디스펜서와 스페셜리스트는 한 몸이다. 전장에서 둘은 마치 한 쌍의 신발이나 젓가락처럼 함께 움직여야 해. 한쪽의 고통은 곧 다른 쪽의 것이고, 그건기쁨도 마찬가지다. 너희 둘 사이에 각자의 것은 없다. 오직 서로의 것이 너희를 살린다. 페인 체인을 통해 너희가 배울 점이 있기를." - P27
묻고 싶었지만 묻지 않았다. 다 묻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네게도 묻어 버리고 싶은 것이 있었을 거다.
남에게 맞는 것도 아프고, 남을 때리는 것도 아프다. 넌 두 가지를 다 했다. 너에게 뺨을 맞았을 때 나는 너의 손바닥을 생각했다. 남의 뺨도 아닌 자기 것을 때리는 손바닥의 비참함에 대해 생각했다. 네가 그 비참함을 알고 있는지 묻고 싶었다. 설령 모른다고 해도 묻고 싶었다. 혹시 알고 싶은 것은 아니냐 묻고 싶었다. 너의 슬픔을 너는 아느냐고, 알고 싶냐고 묻고 싶었다. - P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