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와인을 맛볼 때 <안주 챙겨 먹기>를 강요하는 사람들보다 나를 슬프게 하는 것은 없다. 그것은 음식에 대한 모욕이고, 음료에 대해서는 더더욱 그렇다. "안그러면 취해 버리거든요." 설상가상 그들은 이렇게 웅얼거린다. 난 그들에게 예쁜 아가씨들에게 아예 눈길도 주지 말라고 말해 주고 싶다. 반해 버릴 위험이 있으니까.
술을 마시면서 취하지 않으려 드는 것은 성스러운 음악을 들으면서 숭고한 감정에 빠지지 않으려는 것만큼이나 불명예스러운 행동이다. - P6
이러한 자아상실은 하나의 열락이었다. 나는 샴페인의 정령이 내 행동을 칭찬하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그 귀한 손님으로 내 안에 맞아들여 극진히 대접하자, 그 정령은 그 대가로 나에게 많은 선행을 베풀었다. 최후의 난파까지도 하나의 은총이었다. 율리시스에게 귀족적인 무모함이 있어 제 몸을 돛대에 묶지 않았다면,
그는 샴페인의 궁극적인 힘이 날 이끌어 간 곳까지 날 쫓아왔을 것이고, 나와 함께 사이렌들의 금빛 노래에 흔들려 가며 대양의 밑바닥으로 가라앉았을 것이다. - P10
빵을 나눠 먹는 사이라는 어원을 갖고 있는 <동무 compagnon〉라는 낱말 자체가 벌써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에게 필요한 건 <술친구 comvignon〉였다.
*compagnon (동무, 동료)가 pain (빵)을 함께 나누는 사이라는 의미이듯이, comvingon은 vin (와인)을 함께 나누는 사이라는 의미로 만든 조어다. - P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