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열 살이 되기 전에 이미 60킬로를 넘었다. 어른들은 뚱뚱한 아이를 보면 모두 그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는 척하려고 애를 쓰는데, 나는 대놓고 무례한 사람들만큼이나 지나치게 모른 척하는 사람들 역시 불편했다. 늘씬하고 훤칠한 완성형의 내 모습이 미래의 어딘가에 존재한다고, 듣는 나는 물론 말하는 자기 자신까지도 설득하려 하던 사람들말이다. 젖살일 뿐이야, 키가 크려고 그래, 나중에 몰라보게 변할 거야...………. 거짓말쟁이들이 지겨워서 모른 척 말고 못 본 척을 해 주었으면 했다. - P7

할머니는 내가 아는 한 최고의 모른척쟁이였고, 아마도 다리가 저렸을 테지만 맞은편 검은 창에 비친 얼굴은 태연했다.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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