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처럼 트위터를 켜 방송 내내 마음으로 그어둔 밑줄을 옮기려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재영이 타인의 고민에 귀 기울이며 제 안에 목소리를 확인하는 사람이라면, 나는 누군가에게 사랑을 전하며 스스로를 희망하는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트위터에 남긴 무수한 사랑의 말들이 세계를 부유하다 마침내 내게 도착하는 상상을 해본다. 나는 언제나 스스로를 가장 마지막에 사랑해야 할 대상으로 두었는데, 그 시간은 어쩌면 내가 세상에 전송한 사랑의 총합을 기다리는 과정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런 기다림이라면 기꺼이 할 만한 게 아닐까. 이 사랑의 결과로 앞으로의 나는 자신을 더 잘 사랑하는 사람이 될 테니 말이다. - P166

깜빡했는데, 앞선 덕질존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아이템을 빼먹었다. 바로 온앤오프 앨범 커버에다 박완서 선생님의 에세이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의 띠지를 둘러놓은 것인데, 그 띠지에는 이렇게 써 있다.
"다이아몬드에는 중고라는 것이 없지. 천년을 가도 만년을 가도 영원히 청춘인 돌."
영원히 청춘인 ‘돌‘이라 ・・・ 이건 ・・・ 아이돌‘이잖아? 선생님께는 송구스럽지만 처음 이 문장을 보았을 때 나는 아이돌을 설명하기에 이보다 더 완벽한 말은 앞으로도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돌 덕후로 산다는 건 가슴 깊은 곳에 밝고 환한 돌멩이 하나를 품고 있다는 뜻일 테니까. 그러고 보니 영원히 청춘인 건 아이돌 그 자체보다는 아이돌을 언제까지나 아이돌로서 대하는 덕후인지도 모르겠다. - 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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