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대학교 동아시아 도서관의 이효경 사서가 『책들의 행진에 기록한 도서관 영토전쟁 사건을 요약하면이렇다. 2008년 7월 8일, 북미 한국학 사서들은 미 의회도서관이 독도의 주제어 변경을 검토하고자 회의를 소집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 이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신속하게 행동에 나섰다. 미국 의회도서관 관계 부서에 독도 명칭 삭제의 부당성을 알리는 서신을 보내고, 한국 대사관과 정부 관련 부처에 상황을 전해 도움을 청했다. 상황을 알리는 한국 언론의 보도가 뒤따랐다. 7월 15일, 미 의회도서관은 결국 독도의 주제어 변경을 보류했다. 불과 일주일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북미 한국학 사서들의 발 빠른 대처가 없었다면 도서관이라는 영토에서 독도를 빼앗겼을지도 모른다.
미국 사서들도 도서관의 언어를 바로잡기 위해 자정 노력에 나섰다. 도서관이 사용하는 주제어의 차별성과 편향성은 아직 남아 있다. 예컨대, ‘여자 우주비행사‘는 있어도 ‘남자 우주비행사‘라는 주제어는 없다. 애당초‘우주비행사’의 기본값은 백인이어서, ‘히스패닉 미국인우주비행사’나 ‘인디언 우주비행사’는 목록화되지만 ‘러시아인 우주비행사’는 그렇지 않다. - P94